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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대 오르는 손흥민, 더브라이너의 기적이냐 월드컵 잔혹사냐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11.0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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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케빈 더브라위너의 기적이냐, 황선홍의 비운이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서전을 3주 앞두고 한국축구의 에이스 손흥민이 불의의 안면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게 되면서 메이저 무대에서 부상 극복의 명암이 엇갈렸던 두 ‘붉은악마’ 계보의 스타가 주목받는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가 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전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마르세유(프랑스)와 D조리그 최종전에서 왼쪽 눈 부위 골절상을 입은 손흥민이 수술을 받게 됐다고 밝히면서 12년 만에 원정월드컵 16강을 노리는 벤투호에는 비상등이 커졌다.

두 차례 월드컵에서 한국축구 최다골 타이(3골)을 기록하고도 쏟아냈던 눈물을 훔치고 ‘캡틴’의 무거운 책임감을 ‘2전3기’ 16강 도전 의지로 견뎌내 왔던 손흥민으로서는 수술 후 판정 결과 긴 회복기를 거쳐야 한다면 카타르행은 물 건너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한가닥 희망을 걸어볼 수 있다.

불의의 부상을 전후로 저마다 월드컵 4강에 올랐던 프리미어리그 동료나 한국대표팀 대선배는 부상을 당하고도 일단 메이저 본선 무대에 출격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사상 최고 3위 도약을 이끈 ‘원조 레드데블스(붉은악마)’ 벨기에의 미드필더 더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는 2년 뒤 유럽선수권에서 인간승리의 드라마를 썼다.

더브라위너는 손흥민의 부상과 닮았다. 유로2020을 앞두고 첼시와 UCL 결승전에서 코뼈를 포함해 안와골절상을 당했다. 회복에 3~4주 걸릴 것이라는 예상에도 ‘작은 월드컵’ 유럽2020 본선무대를 밟았고 부상 19일 만에 조별리그에서 집념의 골을 작렬했다. 비록 이탈리아에 패해 8강에서 멈췄지만 불굴의 도전은 2022년 발롱도르 3위 도약의 커리어만큼이나 찬란한 서사를 지닌다.

A매치 통산 103회 출전, 50골에 빛나는 황선홍은 1983년 세계청소년 4강으로 점화된 ‘붉은악마’의 도전 계보를 이어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빛내기 전까지만 해도 ‘비운의 아이콘’이었다.

불운을 맞은 나이부터 손흥민과 닮은 구석이 많다. 1990, 1994년 월드컵에서 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본 뒤 나이 서른에 ‘삼세번’으로 별렀던 1998 프랑스 월드컵 직전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출정 평가전에서 중국 수문장과 충돌해 십자인대가 끊어진 오른 무릎을 부여잡고 프랑스에 입성했다. 현지에서 진통제로 어떻게든 극복해보려 했던 간판 골잡이였지만 결국 한 경기도 피치를 밟지 못한 채 조별리그 탈락에 분루를 뿌려야 했다.

현역 한국 국가대표 공격수 중 A매치 최다 104회 출전, 최다 35골을 쌓은 벤투호의 핵심전력으로 지난달 평가전에서도 2연속골을 폭발했던 손흥민으로서는 1%의 가능성만 있다면 일단 카타르에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수술 경과가 좋고 회복기간이 길지 않다는 전제 아래 월드컵 본선 규정상 첫 경기(오는 24일 오후 10시 우루과이전) 24시간 전까지 부상·질병 등의 사유로 오는 14일 제출하는 최종 엔트리의 교체를 통해 3회 연속 월드컵 출전 기회를 노릴 수 있다.

지난 시즌 아시아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23골)에 등극했던 손흥민이 세 차례나 프리미어리그 도움왕에 올랐던 더브라위너의의 도전을 긍정심으로 체화해 강인한 정신력을 끌어모은다면 ‘삼세번’의 도전은 기대 이상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이 수술을 받게 되는 부상 부위 [그래픽=연합뉴스]
손흥민이 수술을 받게 되는 부상 부위 [그래픽=연합뉴스]

그간 한국축구는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부상 잔혹사가 이어지면서 본선 경쟁력에 지장을 초래한 적이 많다. 플랜B만으로는 전력 약화를 막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최종 엔트리 직전까지 모든 가능성을 타진해봐야 하는 이유다.

특히 팀워크를 맞춰왔던 공격자원의 공백은 실로 타격이 크다. 한국은 황선홍의 부상 충격파가 컸던 1998년을 비롯해 무릎 십자인대파열로 이동국이 빠진 2006년, 이근호(무릎인대 파열) 염기훈(갈비뼈 골절)의 합류가 불발된 2018년 모두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의 핵심 공격요공격요원이면 본선 상대팀들이 상대적으로 수비 대응을 단선화단선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원톱이나 측면 어태커어태커로 월드클래스의 기량을 인정받는 손흥민의 복귀는 중요한 상황이다.

더욱이 손흥민과 유럽파 삼각공격편대를 이뤄왔던 ‘투황’ 황의조(그리스 올림피아코스)와 황희찬(잉글랜드 울버햄튼)이 최근 정상적인 기량을 찾지 못한 터라 벤투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둘 다 이번 시즌 소속 리그에서 출전기회가 줄어들면서 도움 1개씩에 그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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