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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넘이 앞두고 장·단기 기대인플레 모두 하락세...새해 불안 변수는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12.2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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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앞으로 1년간 일반 소비자들이 내다보는 단기 물가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큰 폭으로 꺾이며 반 년 만에 3%대로 내려앉았다. 1년 뒤 소비자물가 상승률 수준이 3.8%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피크아웃(7월 6.3%로 정점 통과)이 확인되는 국면에서 향후 물가 예상치까지 정점을 찍고 둔화하면서 고물가 그래프의 꺾임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일반인뿐 아니라 전문가 장·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도 4분기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물가 불안 심리가 빠르게 잦아들지 주목된다. 내년에는 국제유가, 환율의 변동성과 예고된 공공요금 인상 등이 추세적인 고물가 진정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2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나타내는 일반인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보다 0.4%포인트(p) 하락한 3.8%로 집계됐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대로 내려간 것은 지난 6월(3.9%) 이후 처음이며, 지난 5월(3.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울 시내 주택가의 전기 계량기.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주택가의 전기 계량기. [사진=연합뉴스]

가계 등 경제주체들이 현재 알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예상하는 향후 1년 후의 물가상승률인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12·~19일 2500가구(응답 238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됐다. 지난 2일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5.0% 올라 지난 4월(4.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둔화했다는 발표가 나온 데다 그간 선행물가지표인 수입물가를 부추겼던 국제유가와 환율의 동반 하락세가 뚜렷해지면서 내년에는 고물가가 진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설문응답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년간의 소비자물가에 대한 체감상승률인 '물가인식'은 5.0%로 지난달보다 0.1%p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지속 상승 시 임금과 상품 가격 등에 반영돼 실제 물가를 끌어올리는 2차 파급효과가 큰 미래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한 것은 의미를 둘 수 있는 대목이다.

한은이 물가관리의 핵심지표로 주시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2월(2.0%) 2%대에 진입한 후 14개월 연속 유지하다가 지난 4~6월 3%대, 7~11월 4%대로 높아졌다. 지난 7월 국제유가 급등 등으로 역대 최고치(4.7%)를 찍은 이후 4개월 동안 0.1%p의 폭으로 오르내림을 반복하다가 한방에 0.4%p 하락하며 3%대로 연착륙한 것이다.

이번 하락은 그 폭과 모멘텀 측면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4%대는 고물가 불안 심리를 키우는 구간으로 받아들여지는데,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5개월 이상 4%대가 지속된 사례는 이번까지 5차례 나왔다. 이번에 5개월 묶였던 4%선을 아래로 뚫고 내려온 하락 폭(-0.4%p)은 그간 3%대로 하향 전환했던 때와 견줘보면 2004년 2월(-0.8%p), 2002년 7월(-0.5%p)보다는 낮지만 2009년 8월(-0.3%p), 2012년 4월(-0.4%p)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무엇보다 4차례 사례 모두 4%대에서 내려선 이후에는 3%대를 유지했다. 짧게는 3개월(2002년), 길게는 10개월(2009년 전환 이후), 13개월(2004년, 2012년 전환 이후) 동안 되돌림 없이 물가 안정화 기조로 이어졌다. 이번 하락이 추세 전환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기대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 다른 지표도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직접적으로 일반인과 전문가그룹 설문을 통해 각각 산출하고, 간접적으로는 국채금리에 반영된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으로 파악하는데, 4분기 들어 저마다 하락하거나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전문가 장·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도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 전문가의 향후 1년 단기 예상치는 지난 3분기 4.7%를 찍은 뒤 4분기 4.0%로 하락했고, 전문가그룹 단기(1년) 전망치도 올해 3.7%를 고점으로 10월 3.5%, 11월 3.3%, 12월 3.1%로 낮아지고 있다. 전문가 그룹의 장기(향후 5년) 전망치 역시 올 1분기 2.1%에서 2,3분기 각 2.0%, 4분기 1.9%로 떨어지면서 물가목표(2%) 수준에 수렴하고 있다.

채권시장의 가격정보를 토대로 기대인플레이션을 파악하는 BEI(10년물)도 2,3분기 2.0%씩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 2.2%(추산)로 2%대를 유지하고 있다.

기대인플레이션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기대인플레이션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기대인플레이션율 1%p 상승으로 소비자물가가 0.67% 오른다는 분석(한국경제연구원)처럼 고물가 시대에 인플레이션 심리 억제는 중요하다. 특히 일반인들이 현재 고물가 고통을 견디면서 내다보는 물가 전망에서 불안을 걷어내지 못할 경우 통화당국의 기준금리 인상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격랑의 해넘이를 앞두고 기대인플레이션율이 꺾인 것은 물가 진정세의 신호탄으로 볼 수도 있지만 해를 넘겨서도 공공요금, 국제유가, 환율 등 물가 불안을 부추기는 요인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은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하반기(12월) 보고서를 통해 일반인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 하락세에 대해 “최근 둔화는 석유류와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구매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은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 7월 +7.0%⟶11월 +5.5%)이 낮아진데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일반소비자들의 응답 비중은 전월에 비해 농축수산물(-6.3%p), 석유류제품(-3.6%p)에서 감소했다. 반면 공공요금은 8.3%p 올라 그 비중이 67.3%로 으뜸자리에 올라서면서 석유류제품(35.5%), 농축수산물(30.9%)을 밀어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0월 뒤늦게 시작한 전기요금 인상이 내년에는 올해보다 두 배 이상의 폭으로 늘어날 것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인 만큼 일반인 기대 인플레이션 심리에도 선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환율도 급등기에서 탈출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해가 바뀌어도 대외 여건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재반등해 물가 심리를 악화시킬 요인이 될 수 있다.

한은은 “향후 물가경로 상에는 유가 및 환율 흐름,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정도, 국내외 경기둔화 정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상방압력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하방압력이 상당 부분 상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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