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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신용위험에도 은행권 '기업·가계주택' 대출 문턱 낮추는 까닭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01.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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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높아지는 고금리 파고에 가계·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이자상환 부담이 가중되면서 신용위험이 역대급으로 커지는 가운데 새해 들어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 악화가 우려되지만 취약차주들이 고금리 시장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은행권이 경기 위축기에 ‘포용금융’을 확대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다만 비은행권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 등으로 대출을 옥죈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국내 은행의 전체 대출태도 지수는 13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1포인트(p) 낮아졌다. 18개 국내 은행 등 204개 금융기관 여신총괄 책임자들이 설문을 통해 기업과 가계에 대한 대출에 여전히 완화적인 태도를 유지한 것이다.

지수(-100~100)에서 플러스(+)를 보이면 대출태도를 완화하고 마이너스(-)면 반대로 강화하겠다는 금융기관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은행권의 대출태도지수는 2021년 3분기(-15)부터 마이너스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2분기(19)부터는 플러스를 이어오고 있다.

서울 한 은행 대출창구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 은행 대출창구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은행권의 차주별 대출태도지수로 보면 대기업·중소기업과 주택자금 대출을 중심으로 가계에 대한 대출 문턱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4분기에 연속 –6으로 허들을 높였던 대기업은 올해 1분기 6으로 플러스 전환함에 따라 은행창구를 통한 자금 확보에 숨통이 틜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도 지난해 4분기 6에서 11로 배 가까이 높아지면서 대출심사 완화가 예고됐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가계주택은 19에서 28로 높아진 반면 신용대출 등 가계일반은 6에서 3으로 낮아졌다.

한국은행은 “기업대출의 경우 예대율(예금과 대출금 비율) 규제 완화 등으로 은행권의 대출 여력 확대, 금융기관 간 경쟁 심화 등의 영향으로 완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계에 대해서는 “대출 규제 완화, 대출 증가율 둔화에 따른 금융기관 간 경쟁 심화 등으로 국내은행은 주택자금 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에 대한 완화적 태도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규제지역 다주택자에게 금지됐던 주담대 관련 담보인정비율(LTV)을 30%로 완화하기로 했다. 대출금리 상승과 주택 거래절벽으로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둔화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2020년 말 10.7%, 2021년 말 7.1%, 지난해 11월 말 –0.9% 등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태도는 상호저축은행(-45), 상호금융조합(-52), 신용카드회사(-31), 생명보험회사(-19) 등 모든 업권에서 강화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 2금융권 4개 업권은 2021년 2분기부터 8개 분기째 동반으로 플러스 지수를 보인 적이 없을 만큼 코로나19 충격 여파 속에 대출 빗장을 굳게 걸고 있다.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리 상승, 성장세 둔화 등에 따른 차주의 상환부담 증대 등을 고려한 대출심사 강화 기조가 새해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PF 부실 위험까지 더해진 2금융권의 대출 건전성 관리에 방점이 찍힌다. 비은행권의 연체율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저축은행이 .41%로 1년 전보다 0.71%포인트나 상승하는 등 모든 업권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 기업에 대한 대출 문턱을 낮추고 가계에서는 주택 관련 대출만 선별적으로 대출심사를 완화하겠다고 스탠스를 취한 것은 신용위험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한다. 2금융권도 전체적으로 기업·가계의 신용위험을 높은 수준으로 바라보고 있다.

은행권에서 감소세로 전환한 수출과 제조업 등의 회복을 위해 자금줄이 마르지 않도록 기업 대출을 확대하고 부동산 빙하기에 주택시장 연착륙을 위한 주택 관련 가계대출은 챙기되 가계 신용대출 부분에는 선을 긋는 것은 역대급 신용위험에도 그 높낮이가 다르다고 판단한 데 따른 선별 기조로 풀이된다.

국내은행의 전체 차주별 신용위험지수는 45로 전분기(41)보다 높아졌는데, 2002년 한은의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치다. 카드 대란이 발생한 2003년 2,3분기에 각각 기록한 44를 뛰어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44)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2분기(42)와 견줘서도 신용위험이 최고조에 달한 것이다.

국내은행의 차주별 신용위험지수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국내은행의 차주별 신용위험지수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차주별 신용위험지수에서는 대기업(25)이 2017년 1분기(27) 이후 역대 4번째, 중소기업(42)이 2020년 2분기(43)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높았다. 기업의 신용위험이 이렇듯 역대급으로 높다고는 하지만, 전체 신용위험지수와 동조화하는 경향이 짙은 가계의 신용위험보다는 다소 나은 편이어서 은행들의 대출 여력이 기업에 맞춰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계 신용위험지수(44)는 2003년 2,3분기 연속 44를 찍은 이후 20년 만에 다시 최고수준을 기록한 만큼 적어도 신용대출 등 가계일반에는 신중한 대출심사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가계의 신용위험에 대해 ”일부 취약차주의 재무건전성 저하,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대 등으로 전분기에 이어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고 밝혔다.

비은행금융기관의 차주 신용위험도 모든 업권에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는데,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 부동산 경기 위축, 소득여건 악화 등에 따른 대출 부실 우려 등에 주로 기인한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비은행권의 차주 신용위험지수는 신용카드사(25)만 2020년 2분기와 같은 수준으로 높아졌을 뿐 나머지는 201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모두 역대 최고수준으로 치솟았다. 저축은행(45)과 상호금융(51)은 2개 분기 연속으로, 생보사(40)는 3개 분기 연속으로 최고위험 기록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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