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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리오프닝 파급효과 지연되는 세 가지 배경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3.04.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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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수출 제조기업 44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60.8%가 중국의 리오프닝(오프라인 경제활동 재개)이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기업의 매출, 수익 등 경영실적 차원에서 그 리오프닝이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38.2%에 그쳤고, ‘경영실적에 영향 없을 것’이라고 내다본 기업은 54.4%에 달해 중국 경제의 낙수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공개된 수출기업의 이같은 평가는 중국 정부의 ‘제로코로나’ 정책 폐기에 따른 경제활동 본격 재개가 넉 달째로 접어들고 있지만 리오프닝발 파급효과는 아직도 서해를 넘지 못하는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상의 관계자는 기업들이 중국 리오프닝의 낙수효과에 대해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지만 경영실적 차원에서의 가시적 성과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풀이했다. 그러면서 "한중 수출 동조화 현상이 약화하는 상황에서 중국경제 성장이 한계점에 다다랐다는 피크 차이나론(Peak China)까지 대두되면서 중국 리오프닝의 수혜는 줄어들고, 원자재 가격 상승과 같은 부정적 피해만 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출 주도형 한국 경제의 회복에 핵심변수로 꼽히는 중국 리오프닝이 여전히 기대와 우려 사이에서 불확실성만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수출길 오르는 중국 자동차. [사진=신화/연합뉴스]
수출길 오르는 중국 자동차. [사진=신화/연합뉴스]

한국은행의 리오프닝 효과 진단도 ‘아직은 미미’ 수준에 방점이 찍혔다. 중국 경제의 회복 경로가 내수 중심으로 흐르고 있어 한국에 미치는 리오프닝 파급효과가 부진하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17일 발표한 ‘BOK이슈노트: 중국 리오프닝의 국내 경제 파급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중국이 장기간의 봉쇄 조치 이후 지난해 말 리오프닝을 하면서 글로벌 경기 회복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감이 컸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국에 대한 영향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리오프닝의 파급효과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에 대해 한은은 “무엇보다 중국이 내수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는 데 주로 기인한다”며 “리오프닝 이후 수입의존도가 낮은 음식 숙박 등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는 반면 휴대폰,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는 감소하면서 관련 최종재 및 중간재 수입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은 내수 지표인 소매판매에서 지난해 4분기 2.7% 뒷걸음질했지만 올해 1~2월 3.5% 성장한 반면 상품수출 감소는 같은 기간 –6.6%에서 –6.8%로 커졌다.

국제산업연관 모형을 통해 한은 국제무역팀이 분석한 결과, 한국처럼 제조업 IT 비중이 높은 나라들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제조업 위주로 1%포인트(p) 높아질 때는 성장률이 평균 0.13%p 개선됐지만, 서비스 위주로 상승한 경우에는 평균 0.09%p 개선에 그쳐 파급효과가 약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올해 초반처럼 중국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제 회복 경로가 이어질 경우 제조업 위주 때보다 1.4배 반감되기에 그만큼 낙수효과를 제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대중국 수출이 마이너스 늪에 빠져 있다. 일본도 11개월 연속, 대만도 8개월 감소하는 등 IT 비중이 높은 국가들에서 공통적으로 대중 수출 감소 폭이 확대되고 있는 흐름이다.

특히 한국은 전체 수출에서 30%가량을 차지했던 대중 수출 비중이 올해 들어 19%대로 쪼그라들면서 지난달에는 전년 동월 대비 33.4%까지 역성장했다. IT 부문의 경우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의 55%가량이 중국으로 향하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지난해 4분기 중 전년보다 23.5% 감소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39.6% 줄며 감소 폭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대중국 무역수지도 반년째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IT 부문에서 지난해 4분기 흑자(15억2000만달러)에서 올 1분기 적자(-11억7000만달러) 전환했다. IT를 제외해도 1분기 적자 폭(-66억7000만달러)이 직전 분기(-41억5000만달러)보다 커졌다.

예전에는 중국 경제가 1% 올라가면 한국 성장률엔 0.2~0.25%p 도움이 되는 것이 통상적인 전망이었지만, 이번 팬데믹 끝자락에는 회복 경로상 중국의 제조업·수출 중심의 성장 영향력은 줄고, 서비스업·내수 위주의 성장 파급력도 낮아질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리오프닝 훈풍의 지연은 한국 경제 회복을 더욱 더디게 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중국발 관광 특수도 리오프닝 효과로 기대하기에는 제한적이다. 중국 정부의 단체관광 불허 기조와 한중간 항공편 부족 등으로 회복이 더뎌 전체 방한 관광객 수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중국 리오프닝의 파급효과가 지연되고 있는 세 가지 배경으로 중국 경제의 내수 중심 회복과 IT 부문 등에서의 높은 재고 수준, 그간 중국의 자급률 상승을 꼽았다.

중국 경제성장률 1%포인트 상승시 국가별 성장 파급영향 [자료=한국은행 제공] 
중국 경제성장률 1%포인트 상승시 국가별 성장 파급영향 [자료=한국은행 제공] 

특히 한은은 “중국의 자급률 상승과 같은 구조적 요인은 중국경제 회복의 파급영향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중국이 산업고도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자급률을 높여가면서 수입수요가 기조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이번 리오프닝 때부터 중국 수입구조의 변화로 한국 경제에 대한 ‘낙수’ 낙관론을 새롭게 제한하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불변시장점유율을 통해 분석한 결과 “최근 우리 대중수출 감소에는 중국의 수입수요 위축이라는 공통요인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리오프닝 이전인 지난해 4~12월과 올해 1~2월 사이 대중 수출 감소 가운데 중국 측 수요요인에 의해 설명되는 비중은 60% 수준에 달했으며, 중국의 수입구조 변화 및 우리 수출경쟁력 약화도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리오프닝 효과가 예상보다 이렇듯 지연되는 만큼 올 하반기 정도가 돼야 중국발 훈풍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은은 “앞으로 대중 수출은 당분간 예상보다 약한 흐름을 보이다가 하반기로 갈수록 IT경기 부진 완화, 중국 내 재고 조정 등으로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글로벌 IT 경기의 회복 시점·속도와 더불어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 등이 대중 수출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상존해 있다고 부연했다.

수출이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비중이 20%가량인 중국 수출 전선의 먹구름이 그나마 걷히고 있는 실적 시그널은 한국으로선 악재 속의 호재 기대감을 높인다. 지난 13일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3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14.8%)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증감률(-6.8%)과 시장 전망치(-7.0%)를 모두 배 이상으로 뛰어넘는 수준으로 6개월 만에 마이너스의 고리를 끊어낸 것이다. 한국의 중간재 중심 대중 수출 회복으로 연결되는 터닝포인트가 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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