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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재고율 최대치 악화와 건설수주 급락이 늦추는 '경기회복 시계'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3.05.3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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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지난달 산업생산과 소비가 동반 하락 전환했다. 투자가 반등한 덕에 ‘트리플 감소’는 피했지만, 제조업 재고율이 사상 최대치를 찍고 건설수주가 급락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한다. 

수출을 떠받치는 제조업의 깊은 부진에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건설 선행지표마저 악화돼 정부의 공식진단으로도 넉 달째를 맞은 '경기 둔화'의 개선경로에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3년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과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지수(계절조정)는 동반 감소했고, 설비투자는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부산항. [사진=연합뉴스]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부산항. [사진=연합뉴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전산업생산은 특히 코로나19 관련 지출액 등이 감소한 공공행정이 큰 폭 감소해 전월 대비 1.4% 감소했다“며 ”소매판매도 의복, 음식료품 등의 판매가 감소해 2.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운송장비 투자가 증가한 설비투자와 건축 공사 실적이 증가한 건설기성은 전월 대비 각각 0.9%, 1.2%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산업 생산은 올해 들어 1월 보합 뒤 2월(1.0%), 3월(1.2%) 오름세를 타다가 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감소 폭은 지난해 2월(-1.5%) 이후 1년 2개월 만에 최대치다. 특히 공공행정은 코로나19 치료제 등 지출이 2~3월 큰 폭 증가한 기저효과가 반영되면서 한 달 새 12.4% 급감했는데, 이는 2011년 2월(-15.3%)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광공업에서 1.2%가 줄었는데, 제조업 생산 위축(-1.2%)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3월 ‘이상급등’으로 14년 2개월 만에 최대 폭(35.1%)으로 증가했던 반도체 생산이 0.5% 증가에 그치면서 제조업 부진이 이어졌다.

제조업 생산능력은 0.2% 감소했고, 평균 가동률은 71.2%로 0.8%포인트(p) 하락했다. 제조업 출하는 4.6% 줄었는데, 이 가운데 내수 출하는 2.3%, 수출 출하는 7.3% 각각 감소했다. 반면 제조업 재고는 6.2% 늘어났다. 이처럼 제조업 출하가 줄면서 재고율(재고/출하)은 130.4%로 3월보다 13.2%p나 급등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5년 이후 최대치다.

지난 3월 반도체가 일시적인 생산 증가로 제조업 생산을 5.7%나 끌어올린 것과 대조적으로 지난달엔 그 거품이 빠지면서 제조업 부진을 되돌렸다. 반도체에서 출하가 20.3% 급감하고 재고는 31.5% 급증하면서 재고율 악화를 불러온 것이다.

소매판매는 지난해 11월(-2.3%)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지난 2월 깜짝 급등(5.1%)했다가 3월 둔화(0.1%)에 이어 지난달 큰 폭으로 급락한 것은 내수 회복의 변동성을 키운다.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열지 않다보니 코로나19 엔데믹(풍토화) 전환에 따른 내수 진작 효과도 한계가 따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다만 설비투자는 기계류(-0.6%)에서 줄었지만 항공기 등 운송장비(5.9%)에서 늘면서 전월 대비 0.9% 증가했다. 한 달 동안 시공한 공사 실적으로 건설투자를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토목(-2.4%)에서 실적이 줄었으나, 반도체공장 건설 진척 등으로 건축(2.4%)에서 늘면서 1.2% 상승했다.

경기지표 기상도를 보면 현재는 ‘갬’이지만 미래는 ‘먹구름’이 걷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 변동성에 민감한 건설 부문을 놓고 볼 때 건설기성은 기존에 수주한 공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 부진에도 공사실적 증가를 이어가고 있지만,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급감하고 있어 향후 경기 회복 전망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p 상승한 99.9를 기록,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전월 대비 기준으로 동행종합지수를 구성하는 7개 지표 가운데 내수출하지수(-0.6%), 수입액(-0.2%) 감소에도 건설기성액(0.1%)을 비롯해 비농림어업취업자수(0.4%), 서비스업생산지수(0.8%) 등이 증가해 최근 경기상태가 다소 나아졌음을 보여준다.

기획재정부는 "대체로 1분기 회복 흐름이 완만한 조정을 거친 모습으로 보이며,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3개월 연속 상승해 반도체 등 특정부문을 제외한 회복흐름은 지속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진단했다.

경기동행지수,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추이 [자료=통계청 제공]
경기동행지수,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추이 [자료=통계청 제공]

반면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해 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2p 하락한 98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제자리걸음 이후 6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경기 회복 시점의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선행종합지수를 이루는 7개 지표 중에서 기계류내수출하지수(0.5%)가 3개월 연속 감소세에서 탈출하고, 코스피(2.2%)는 5개월 연속, 경제심리지수(1.2p)는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나머지 지표는 여전히 부진에 빠져있다. 수출기업의 수익성과 연동되는 수출입물가비율(-0.1%)이 5개월 연속, 장단기금리차(-0.12%p)는 6개월 연속 감소했다. 

건설수주액은 3월(-3.6%)에 비해 27.2%나 급감, 지난해 12월(-21.7%)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는 2월 –3.5%, 3월 –40.1% 4월 –50.6%로 하락 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재고순환지표는 경기국면 예측을 어둡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 출하증가율에서 재고증가율을 뺀 이 지표는 경기 둔화기의 재고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데, 18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1월(-5.0%), 2월(-0.8%), 3·4월(각 –0.3%) 낙폭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로도 경기 둔화의 알림이 울리기 시작한 지난해 7월부터 10개월 연속 하락 흐름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98.2까지 떨어져 있다.

이같이 재고순환 악화와 건설수주 급락으로 경기 선행지표가 개선되지 않으면서 경기 회복 시계는 더욱 더디게 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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