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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초·중순 수출 증가전환, '상저하고' 반등 신호탄일까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3.06.2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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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본격적인 수출 부진 탈출의 청신호일까.

6월 들어 열흘 단위로 끊어서 본 통관기준 무역지표에서 모처럼 수출이 연속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해 6월 1~10월 1.2% 반등에 이어 1~20일 5.3% 증가를 기록하면서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각각 4개월, 10개월 만의 반등이다.

경기 둔화가 깊어지는 올해 상반기의 마지막 달 초순을 넘어 중순까지 무역전선에 드리워진 먹구름이 조금씩 걷히는 흐름으로 볼 때 9개월 만의 월간 수출 증가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통상 하순으로 갈수록 무역지표가 개선된다는 점에서 큰  돌출변수가 없다면 올해 반환점을 돌기 전에 수출 회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6월 단기 수출지표의 개선이 정부가 내다보는 올해 경제 회복경로 ‘상저하고’의 반등을 예고하는 모멘텀으로 이어질지 시선이 쏠리게 된다.

6월 중순까지 수출이 1년 전보다 5.3% 늘며 10개월 만에 증가를 기록했다는 관세청 통계집계가 나온 21일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월 중순까지 수출이 1년 전보다 5.3% 늘며 10개월 만에 증가를 기록했다는 관세청 통계집계가 나온 21일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관세청이 21일 내놓은 ‘6월 1~20일 수출입(통관기준 잠정치) 현황’에 따르면 이달 중순까지의 수출액은 32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3%(16억4000만달러) 늘어났다. 1~20일 기준으로 수출액 증가는 지난해 8월(3.7%) 이후 10개월 만이다. 수입은 3대 에너지원인 원유(-34.0%), 가스(-8.8%), 석탄(-34.3%) 등의 감소로 167억달러를 기록, 1년 전보다 11.2%(43억5000만달러) 줄었다.

조업일수는 14.5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하루 더 많았지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0% 감소했다. 다만 일평균 수출 감소 폭은 지난해 10월(-9.2%) 감소 전환 이후 최저치다.

매월 초순, 중순까지 10일 간격으로 공개되는 수출입 현황은 단기성 통계로 조업일수 변화 등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지만, 수출 주도형 국가인 우리나라 특유의 신속 집계방식으로 무역전선의 기상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인 수출은 이달 들어 오름세를 타고 있다. 1~10일 수출액이 1년 전보다 1.2% 증가해 지난 1월 초순(11.6%) 이후 넉 달 만에 반등하더니 중순까지 오름 폭을 5%대로 끌어올렸다. 지난달 1~20일 수출이 16.1% 감소하고 5월 전체로는 15.2% 역성장한 것과 비교해 뚜렷한 반등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수출 부진 장기화는 품목과 대상지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 침체에서 비롯됐는데, 이 부문도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 중순까지 –35.5% 기록한 뒤 5월 전체로는 –36.2%로 10개월째 마이너스 트랩에 갇혔지만, 이달 들어 20일 동안 –23.5%로 감소 폭이 줄어들었다. 대중국 수출은 지난달에 중순까지 –23.4%, 월말에는 –20.8%로 감소로 꼬박 1년 간 내림세가 지속됐는데, 이달 들어서는 중순까지 내림 폭이 –12.5%까지 둔화했다.

수출의 단기 증가 전환에 따라 지난달까지 15개월 연속 적자행진을 기록한 무역수지도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달 1~20일 무역적자는 16억7000만달러로 19개월째 마이너스 기조를 이어갔지만, 적자 규모는 2021년 12월(-24억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무역수지는 외환위기가 본격화하기 전인 1995년 1월~1997년 5월(29개월간) 이후 27년 만에 최장 기간 적자 늪에 빠져 있지만, 올해 들어 그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지난 1월 -125억달러로 월간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이후 2월(-53억달러), 3월(-46억달러), 4월(-26억달러), 5월(-21억달러)까지 계단식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순까지의 적자와 월말 시점의 적자 수준을 비교해 보면 감소 추세는 뚜렷해지고 있다. 4월 1~20일 적자는 42억달러에 달했는데, 월말까지 16억달러를 줄여 10개월 만에 무역적자 규모를 20억달러대로 낮출 수 있었다. 지난달에는 중순까지만 해도 43억달러였던 적자가 월말에는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같은 추세에 비쳐볼 때 6월에도 월말까지 적자 폭이 떨어질 수 있다. 4,5월 같은 흐름이라면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는 관측까지 나오지만, 최소한 적자 폭은 한 자릿수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달 중순까지 올해 누적 적자 규모는 290억4400만달러로 상반기 내 300억달러 돌파라는 악화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경기 하강기에서 처음으로 초순에 이어 중순까지 연속 수출 증가로 나타난 개선세는 수출이 바닥을 다지고 회복 국면으로 접어드는 전환점을 앞당기는 시그널로 풀이된다.

지난 2월 ‘그린북(최근 경제동향)’을 통해 ‘경기 둔화 진입’을 공식화한 정부는 그린북 6월호에서는 “수출·제조업 중심으로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5월 진단과 달리 ‘수출 부진’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수출과 경상수지의 경우 일부 긍정적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최근의 일부 긍정적 흐름이 우리 경제의 빠르고 강한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수출·투자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우리 산업의 수출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가 올 3분기 100선을 상회하며 수출 경기 회복이 전망됐다. [자료=무역협회 제공]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가 올 3분기 100선을 상회하며 수출 경기 회복이 전망됐다. [자료=무역협회 제공]

이렇듯 수출이 깊은 부진의 수렁에서 헤어날 징후를 보이는 가운데 수출 경기에 대한 기업들의 전망을 나타내는 기상도도 구름을 걷어내고 있다. 3분기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난해 50만달러 이상의 수출실적을 달성한 기업들의 대세 전망으로 수렴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5개 품목별 2000여개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한 '2023년 3분기 수출산업 경기전망 지수(EBSI)'를 이날 발표했는데, 3분기 EBSI는 지난해 1분기(115.7) 이후 6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기준선인 100을 상회하는 108.7을 기록했다. 수출 여건이 전분기와 유사할 것으로 기대되면 100, 개선(또는 악화)을 예상할 경우에는 100보다 큰(또는 작은) 값을 나타낸다. 경기 둔화기에 접어든 1분기(81.8)나 2분기(90.0)보다 수출 여건이 3분기에 확실히 개선될 것이라는 예상이 반영된 것이다.

무협은 15개 주요 품목 중 선박(135.6), 화학공업 제품(129.4), 반도체(128.5) 등 10개 품목의 수출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반도체는 경기전망지수가 업황 부진 속에 1분기 73.5, 2분기 52.0로 하락했다가 3분기에 130선 가까이로 급등했다. 무협은 ”공급량 조절에 따른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 둔화와 하반기 낸드 수요 증가로 수출 여건이 개선되며 회복세에 진입할 것이라는 예상“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예상보다 더딘 상황에서 전기‧전자제품은 가장 낮은 77.1을 기록했는데, 중국 수입수요 감소, 환율 변동, 물류비 부담 등으로 수출 여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 기업들은 수출상담·계약(125.2)과 국제물류(114.2) 여건은 긍정적인 흐름으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수입 규제·통상마찰(92.5), 제조 원가(98.9), 채산성(99.1)에서는 아직 어려운 환경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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