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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개월만의 취업자 최소 증가폭과 남성 감소전환에 반영된 고용 둔화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3.08.0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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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지난달 취업자 수가 2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증가 폭은 29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일자리 오름 폭은 4개월 연속 둔화세다.

7월 집중호우 영향으로 일용직 일자리가 줄어든 계절적 요인이 맞물려 증가 폭이 20만명대로 떨어졌지만, 남성 일자리가 29개월 만에 감소 전환하는 등 경기 민감도가 높은 산업의 고용 부진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남성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제조업, 건설업의 일자리 감소세가 올해 내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후행지표인 고용에서 상반기부터 이어진 경기 둔화 상황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7월 취업자 수가 29개월 만에 최저치인 21만1000명 증가 폭을 기록했다는 통계청 발표가 나온 9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구인정보를 종이에 옮겨적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월 취업자 수가 29개월 만에 최저치인 21만1000명 증가 폭을 기록했다는 통계청 발표가 나온 9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구인정보를 종이에 옮겨적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68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21만1000명(0.7%) 늘었다. 4월(35만4000명), 5월(35만1000명), 6월(33만3000명)에 이어 4개월 연속 증가 폭이 둔화한 뒤 20만명대까지 쪼그라들었다. 2021년 3월부터 이어진 2년 5개월째 이어진 오름세이지만 하반기 첫달 증가 폭은 47만3000명 감소했던 2021년 2월 이후 29개월 만의 최소치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돌봄 수요와 외부 활동 증가 등으로 취업자 증가세는 지속했다”며 “다만 집중호우 그리고 건설경기 등 영향으로 취업자 증가 폭은 전월에 비해 다소 축소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극한호우를 동반한 장마 영향으로 건설·농림 분야를 중심으로 일용직 감소세가 두드러진 게 일자리 증가세를 제한했다는 설명이다. 1년 전보다 일용근로자는 18만8000명(-16.1%), 임시근로자는 14만4000명(-3.0%) 각각 줄었다. 일용근로자의 경우 2021년 1월(-23만2000명) 이후 30개월 만의 최대 감소 폭이다.

이렇듯 종사상 지위에서 계절적으로 일시적 요인이 컸다면, 성별로는 변곡점을 맞는 모양새다. 남성 취업자 수가 2년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면서다. 지난달 남성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만5000명이 줄어 2021년 2월(-18만6000명) 이후 29개월 만에 마이너스 전환했다. 여성 취업자 수가 24만6000명 늘어나면서 지난달 고용 증가 폭을 20만명대로 지켜낸 셈이다.

문제는 남성 고용 지표의 악화다. 코로나19 충격파가 확산했던 2020년 3월부터 1년 동안 남성(-16만명)·여성(-27만명) 취업자 수가 동반 감소했다가 2021년 3월 증가 전환했는데, 이번에 남성 일자리만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고용이 ’이상호조‘를 보였던 지난해 여성(44만명)보다 남성(38만명)의 취업자 수 증가세가 뒤처졌는데, 올해 들어 그 편차는 더욱 커졌다. 여성이 1,2분기에 30만명대 증가세를 유지한 반면 남성은 1분기 5만1000명, 2분기 4000명 증가에 그쳤다. 특히 남성 일자리는 지난 4월(-9000명)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뒤 5월(-3000명), 6월(-1000명)에 이어 지난달엔 아예 뒷걸음질 쳤다.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때 동시 감소세 속에 남성 일자리가 여성보다 더 큰 폭으로 줄었는데, 이번 경기 하강기에서는 여성 고용이 플러스를 유지하는 가운데 남성 일자리만 마이너스 전환한 것이다.

지난달까지 감소세가 10개월째 이어지는 수출 부진과 국내 부동산시장 침체 속에 남성 비중이 높은 제조업, 건설업을 중심으로 고용 둔화가 지속되는 상황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 국장은 “남성의 경우에 건설, 제조, 도·소매업 등 현재 조금 감소하고 있는 산업 분야에 많이 종사하고 있는 상황이라 그 영향을 받고 있고, 여성은 반대로 보건, 숙박·음식점업의 종사 비중이 높다 보니 이런 부분이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산업별 취업자 수 증감 추이 [자료=기획재정부 제공]
산업별 취업자 수 증감 추이 [자료=기획재정부 제공]

지난달 고용 상황을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14만5000명·5.3%), 숙박·음식점업(12만5000명·5.7%)이 큰 폭 증가한 반면 건설업(-4만3000명·-2.0%), 제조업(-3만5000명·-0.8%), 도매·소매업(-5만5000명·-1.6%) 등은 감소했다.

특히 제조업은 7개월 연속, 건설업은 8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제조업은 6월(-1만명)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 6월 제조업 생산지수가 5.8% 떨어지고, 제조업 가동률도 4.8% 감소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주력품목인 반도체와 전기장비 부문의 취업자 감소 폭이 커지면서 제조업 일자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건설업의 경우 전월(-6만2000명)보다 내림 폭이 둔화했지만, 상반기(-3만7000명) 수준을 웃돌았다. 6월 건물착공면적이 1년 전보다 38.3% 감소한 상황에서 7월 집중호우에 이어 폭염, 태풍 등의 계절변수가 남아 있어 당분간 고용 부진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내외수를 이끄는 제조업·건설업의 일자리 동반 부진으로 당분간 고용지표의 개선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고용동향 분석을 통해 “건설업·제조업 고용둔화 영향 등으로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점차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특히 8월 기상악화(폭염·태풍) 등은 건설업·농림어업의 취업자 수 증가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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