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먹구름 걷히는 아파트 분양 기상도...물량 늘어나는 하반기 시장 전망은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3.07.11 1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올 상반기 아파트 분양시장에 드리웠던 먹구름이 걷히고 있다. 하반기 출발부터 분양상황을 내다보는 지표가 크게 개선되면서다. 분양 물량이 대거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의 첫 달 아파트 분양전망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주택 가격 하락세가 멈추고 매매가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분양시장에서도 수요자들의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하면서 공급자들이 분양 경기 바닥론을 확인하고 시장 개선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주택사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1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7월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전월보다 14.3포인트(p) 오른 97.5로 두 달 연속 상승세를 탔다.

지난 4월부터 규제 완화로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종전 8년에서 1년으로 줄어든 서울 강동구 둔촌동 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부터 규제 완화로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종전 8년에서 1년으로 줄어든 서울 강동구 둔촌동 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연합뉴스]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을 통해 공급자 관점에서 분양을 앞뒀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긍정적, 밑돌 경우엔 부정적인 시장 전망을 반영한다.

전체 지수는 긍정적 인식 전환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택 시장 침체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4월(92.9)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해 10월 37.1까지 추락했던 것과 견주면 2.6배가량 높아졌다. 상반기 지수 평균(74.9)보다 높은 채 하반기를 출발하게 된 것이다.

수도권은 전월보다 11.3p 오르며 102.7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5월(102.9) 수준을 회복했다. 지방은 14.8p 상승해 96.3으로 전국 지수 수준과 비슷했고, 역시 이번 주택시장 수축기에서 가장 낮았던 지난해 10월(35.7)보다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지역별로 10.3p 오른 서울(116.2)이 가장 높았는데, 6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4월(114.6) 수준까지 회복했다. 15.4p 떨어진 세종(76.9)를 제외한 나머지 16개 시도 지역은 모두 상승했다. 전국적으로 분양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세종, 부산(76.2→78.9), 대구(72.7→80.0) 등 미분양 우려가 큰 지역에서는 여전히 아파트 분양사업 추진에 소극적인 상황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산연은 “ 정부의 활성화대책과 함께 공급물량 조절, 할인분양 등 사업자의 자구책 시행에 힘입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경쟁률이 개선되었으며, 분양시장에 대한 긍정적 인식 역시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풀이하면서 “입지와 가격경쟁력에 따라 양극화가 극대화되는 상황으로, 사업추진시 분양시기 및 가격수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근 분양시장은 입지별, 분양가별로 양극화 현상이 깊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내놓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1순위 청약경쟁률은 5월 18.7대 1에서 6월은 5.3대 1로 낮아졌지만, 지난달 인천검단 한 단지에서 월간 최고치인 평균 34.85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6월 평균 청약경쟁률은 낮아졌지만 여전히 입지와 분양가별로 차별화한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 대기자들의 관심이 지속되는 분위기”라며 “7월에도 분양 예상 물량이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지만, 청약 성적은 개별 단지의 입지와 분양가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첫 달 분양예정 물량은 32개 단지, 총 2만5650세대로 조사됐는데, 이는 1년 전보다 7%가량 적지만 6월과 견주면 3배 정도 많은 물량이다. 원자재 가격 인상과 미분양 부담 등으로 지난 5, 6월 건설사들이 계획했던 분양 물량 대비 실제 공급 실적은 20%대에 그쳤다. 5월 예정된 물량의 22%(6765가구)만 공급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예정 물량의 26%(9766가구)가 실적으로 이어졌는데, 주택사업자들의 7월 전망이 개선되면서 하반기 실제 분양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이같은 청약경쟁률 호조와 분양 물량 확대는 주택사업자들이 내다보는 7월 아파트 분양가격전망지수와 분양물량전망지수에서도 동반 상승으로 반영됐다.

아파트분양전망지수 추이 [자료=주택산업연구원 제공]
아파트분양전망지수 추이 [자료=주택산업연구원 제공]

분양가격 전망지표는 전월보다 14.6p 상승한 117.7로 꼭 1년 전과 같은 수치로 회복됐다. 건설원가 상승이 분양가 눈높이를 1년 만에 최대로 끌어올린 핵심 요인이지만, 청약경쟁률과 분양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지수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분양물량 전망지표는 10.6p 오른 95.2로, 지난해 4월(114.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주산연은 “그간 경기부진과 자금조달 어려움, 미분양 리스크 등으로 분양 시기를 미뤄왔던 사업자들이 다시 분양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분양물량 전망이 상승했다”고 짚었다.

미분양 물량 전망은 전월 98.5에서 98.4로 소폭 줄어들었다. 지난해 4월(94.5) 이후 연속 100을 하회한 것으로 미분양 공포가 잦아드는 국면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 5월 말 기준 6만8865호까지 떨어졌다. 부동산 침체 상황을 반영해 주택사업자들이 무리한 분양 진행을 피하며 물량을 미뤄놓은 데 따라 3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다만 미분양 물량 자체는 여전히 20년 장기 평균(6만2000호)을 웃도는 수준이고, ‘악성 재고’로 평가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계속 증가해 8892호에 달한다.

하반기를 여는 첫 분양 기상도가 이렇듯 개선됨에 따라 하반기 분양 지형도 변화도 관심을 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지방 분양 비중이 높아지고 4분기에 물량이 몰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유틸리티·건설 애널리스트는 전날 하반기 분양시장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아파트 분양 물량은 약 23만세대로 예정돼 있는데, 3분기보다는 4분기에 예정된 분양 물량이 많고, 분양 일자가 정해지지 않은 현장도 약 7만9000세대나 된다”며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3분기보다는 4분기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상반기 아파트 분양 실적은 2010년 이후 최저 수준(7만5000세대)으로 같은 기간 반기 평균(16만8000세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분양 리스크가 큰 일반분양 비중이 60%를 웃돈 상반기에는 지역별로 수도권과 지방의 분양 비중이 6대4 정도였는데, 하반기에는 수도권(50%) 비중이 줄고 지방(5대 광역시 28%, 8개도 22%)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는 “상반기에는 이른바 ‘알짜 물량’ 중심으로 분양이 이뤄졌다면, 하반기에는 위험성 있는 물량의 분양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우려 지역’을 대구(6980세대), 울산(4461세대), 인천(1만380세대) 등으로 꼽았다. 이 애널리스트는 “수도권이나 부산 등은 상반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부동산 시장이 급변할 경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부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