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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째 무역흑자와 열달 수출감소 사이...엇갈리는 반사·기저·파급효과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3.08.0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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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에너지 수입액 급감으로 무역수지는 20개월 만의 두 달 연속 흑자를 내는 반사효과를 누렸지만, 수출은 1년 전 역대 7월 최대 실적을 달성한 기저효과로 10개월 연속 뒷걸음쳤다.

16개월 만에 연속 적자의 고리를 끊었던 6월에 이어 7월에도 무역수지와 수출실적의 명암 교차에는 이같은 반사·기저효과가 닮은꼴로 작용했다. 에너지·원자재 가격 하락 영향으로 수입 감소 폭이 수출보다 더 커지면서 월간 무역흑자를 내는 흐름이 반기 반환점을 도는 과정에서 두 달째 이어졌다.

수출입 화물이 오가는 부산항 전경 [사진=연합뉴스]
수출입 화물이 오가는 부산항 전경 [사진=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내놓은 7월 수출입 동향(통관 기준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03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6.5%(99억1000만달러), 수입액은 487억1000만달러로 25.4%(166억6000만달러) 각각 줄어들었다. 수출보다 수입의 감소 폭이 더 커지면서 무역수지는 16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15개월 연속 적자행진을 마감했던 6월(11억3000만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5억달러 커졌다. 2개월 연속 흑자는 이는 2021년 11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1∼7월 누적 무역수지 적자규모는 248억달러로 소폭 줄었는데,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478억달러)의 52% 수준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무역수지가 6월에 이어 7월에도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흑자기조 유지가 가시화하고 있다“며 “무역수지 개선 흐름을 넘어 수출 플러스 전환을 조속히 달성하기 위해 범부처 수출지원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역수지 개선을 이끈 반사효과는 에너지 수입 감소에서 비롯됐다. 지난달 에너지 수입이 대폭 줄어든 영향으로 전체 수입 감소 폭이 올해 처음 20%를 넘어서며 최대치를 기록했다. 7월 원유(-46%)·가스(-51%)·석탄(-46%) 등 3대 에너지 수입액은 1년 전보다 47% 급감한 97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배럴당 두바이유 가격은 80.45달러로 1년 새 22.0% 떨어졌다. 1년 전 대비 두바이유값이 33.8% 하락하면서 전체 수입을 11.7% 끌어내린 6월 에너지 수입액(99억9000만달러)의 감소 폭(27.3%)보다 확대된 것이다.

기저효과는 지속해서 수출 부진 탈출의 발목을 잡고 있다. 1년 전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8.7% 오르며 7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602억달러)을 기록한 부담으로 두 달 만에 다시 두 자릿수로 전체 수출이 감소했다. 5월(-15.2%), 6월(-6.0%) 감소 폭이 둔화되다가 1월(-16.6%)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지난해 매월 월간 최대 수출액을 갈아치웠던 터라 올해 내내 기저효과가 수출 회복세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5% 늘어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7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59억달러)을 기록했지만,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74억달러로 33.6%(38억달러) 쪼그라들었다.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 4월(-41.0%)부터 5월(-36.2%), 6월(-28.0%) 감소 폭이 둔화하다가 다시 높아진 채 12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다만 전체 수출액 감소액에서 차지하는 반도체 비중은 38%로 연중 최저치를 나타냈다.

월간 수출 추이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월간 수출 추이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최대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액은 99억달러로 25.1% 줄어들어 역시 감소 폭이 다시 높아졌다. 지난 3월 -33.4%까지 커졌던 마이너스 폭이 4월(-26.5%), 5월(-20.8%), 6월(-19.0%)로 줄어들다가 4월 수준에 버금갈 정도가 됐다.

이 장관은 ”반도체 등 주력산업과 자동차 등 주력품목의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있고 반도체도 점진적인 회복세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정부의 진단과 함께 시장에서 예상하는 4분기 반도체 회복론이 힘을 얻어가고 있지만, 14개월째 감소의 늪에 빠져 있는 대중국 수출 전선의 먹구름은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중국발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고 있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예상보다 미약하고, 그나마 한국에 파급될 가능성도 점차 줄어들고 있어서다. ‘세계의 공장’ 중국이 한국에서 사들인 중간재로 최종재를 만들어 내수에도 쓰고 수출도 하는 전통적인 경제 회복 경로에서 벗어나 있는 상황이다.

전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중국 경기 동향지표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7월 49.3으로 집계돼 여전히 ‘경기 수축’ 국면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위드 코로나’ 정책 급전환 직후인 지난 1~3월 연속 경기 확장을 뜻하는 ‘50 이상’을 유지했지만, 이후엔 4개월 연속 50을 밑돌고 있다.

더욱이 중국 정부는 제조업과 수출을 통한 경기 회복보다는 내수 중심의 경기 부양 쪽으로 방점을 찍으면서 수출 중심의 리오프닝 파급효과는 더 제약되는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거시경제 정책당국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전날 발표한 '소비 회복·확대 20개 조치'를 통해 유급 휴가제의 전면 시행, 탄력 근무제 장려, 관광 활성화 정책 참여 권장 등 내수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달 가계 소비 진작을 위한 11개 정책 발표에 이어 내수가 ‘포스트 코로나’의 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소비 촉진을 확대한 정책 지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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