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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류 최대폭 하락에 두달째 2%대 물가...이제 기저효과 사라지면?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08.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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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로 2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꺾였다. 반년째 둔화세 속에 두 달 연속 2%대를 기록했다. 꼭 1년 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오름 폭인 6.3%을 찍은 데 따른 기저효과가 지난달 절정에 달하면서 물가경로의 변곡점을 맞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도 8월부터 물가가 다시 높아져 연말까지 3% 안팎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저효과는 사라지고 2%대 물가를 견인했던 석유류 가격 하락도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 속에 변동성이 커지면서 전체 물가 진정세를 낙관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석유류 가격이 역대 최대 폭으로 하락하면서 25개월 만의 가장 낮은 물가 상승률을 이끌었다는 통계청 발표가 나온 2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석유류 가격이 역대 최대 폭으로 하락하면서 25개월 만의 가장 낮은 물가 상승률을 이끌었다는 통계청 발표가 나온 2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20(2020년 100 기준)으로 1년 전보다 2.3% 상승, 2021년 6월(2.3%)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전월 대비로는 0.1% 올랐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 5.0%에서 올 1월 5.2%로 소폭 반등한 뒤 2월(4.8%) 4%대, 4월(3.7%) 3%대, 6월(2.7%) 2%대 진입으로 둔화세가 6개월째 이어졌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수준과 기조적 물가 흐름도 모처럼 둔화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들로 짜여 체감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8% 상승, 2021년 2월(1.7%) 이후 2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활용하는 국제 기준의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 오르며 지난해 4월(3.1%)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오름 폭을 보였다. 2월부터 3개월 연속 4%대를 유지하다가 5월(3.9%), 6월(3.5%)에 이어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우리나라 방식의 근원물가인 농산물·석유류제외지수도 3.9% 올라 역시 지난해 4월(3.6%) 이후 15개월 만에 최저 상승률을 나타냈다.

물가 둔화 흐름을 주도한 것은 개인서비스와 석유류다.

다른 물가 품목에 비해 한번 오르면 잘 내려가지 않고, 높은 가격 수준이 오래 유지되는 개인서비스 물가의 상승 폭이 지난달 4.7%로 둔화, 2022년 4월(4.5%)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자들의 피부에 와닿는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률은 지난 4월 6.1%까지 치솟았다가 5월(5.6%), 6월(5.0%)에 이어 4%대로 꺾였다. 개인서비스 부문 중 외식 물가는 5.9% 상승, 지난해 1월(5.5%) 이후 18개월 만에 최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외식 제외 물가는 3.8% 올랐다. 

하방경직성이 높아 ‘끈적끈적한 물가’를 대변하는 개인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하반기 6%대에서 요지부동이었지만, 고물가로 누적된 원가 부담이 기준금리 4연속 동결 속에 외식 물가 둔화로 이어지면서 오름세가 꺾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물가 상승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개인서비스의 물가 기여도는 6월 1.54%포인트(p)에서 지난달 1.44%p로 소폭 떨어졌다.

석유류 물가는 사실상 2%대 물가를 견인했다. 개인서비스가 이전보다는 많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1.5%p 안팎으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면, 오히려 석유류는 1.5%p 가깝게 물가를 떨어뜨린 것이다. 석유류의 물가 기여도는 6월 -1.47%p에서 지난달 -1.49%p로 소폭 커졌다. 석유류 물가가 하락하지 않았다면 전체 물가는 3%대에서 내려오지 못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석유류 가격 하락은 두 달 연속 역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하면서 물가 상승률 둔화 흐름을 주도했다. 6월에 전년 동월 대비 25.4% 떨어져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5년 1월 이후로 최대 낙폭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하락 폭이 25.9%로 커지면서 다시 최대 감소 폭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경유(-33.4%), 휘발유(-22.8%), 등유(-20.1%), 자동차용LPG(-17.9%) 순으로 하락 폭이 컸다.

석유류 가격에 민감한 품목들도 둔화했다. 공업제품 물가 상승률은 보합(0.0%)을 보였으며, 전기·가수·수도 가격 상승률은 21.1%로 2022년 9월(14.6%)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7월 소비자물가 지표 [자료=통계청 제공]
7월 소비자물가 지표 [자료=통계청 제공]

기저효과가 품목별 물가에서 대표적으로 반영된 것이 석유류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국제원유인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6월 배럴당 100달러대, 7월 110달러대로 치솟았던 데 비해 올해는 6월 70달러대, 7월 80달러대를 유지했기에 반기 반환점을 도는 시기에 2%대 물가로 끌어내리는 기여도를 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기저효과 덕을 볼 수 없기에 개인서비스 가격같은 본원적인 물가의 하향 안정화가 중요해지게 된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7월까지는 워낙 물가가 많이 오른 작년의 기저효과로 물가가 안정된 측면도 있다"며 "지난해 8월에는 전월비가 마이너스(-0.1%)였기 때문에 오는 8월은 기저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8월 물가는 전월 대비 상승률이 0%만 초과해도 전년 동월 대비 상승 폭이 커진다는 것이다. 지난해 물가 급등기였던 1~7월 전월비 평균 물가 상승률은 0.6%p였지만 피크아웃(정점 통과) 이후인 8~12월 평균 상승률은 0.1%p였다.

한국은행도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사라지는 기저효과 등을 고려할 때 물가 상승률이 당초 물가 예상경로대로 8월부터 다시 높아져 연말까지 3% 안팎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국제유가 변동성이다. 전체 물가가 1년 전 피크아웃 이후 기저효과가 사라지는 데다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올해 첫 거래일에 배럴당 77.91달러로 출발한 두바이유는 지난 4월 12일 86.35달러로 연고점을 찍은 뒤 낮아지다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줄어들면서 지난달 80달러대로 올라서더니 마지막날엔 85.81달러까지 치솟았다. 김 심의관은 “최근에 국제유가가 상승해서 아마 8월 경우에는 전월비로는 석유류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는 물가 진정세의 고비를 8,9월로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전반적인 물가안정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8,9월에는 기상여건·추석 등 계절적 요인과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으나, 10월 이후 다시 안정흐름을 회복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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