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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물가 석달만에 반등, 유가·환율 동반 오름세에 흔들리는 물가 진정세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3.08.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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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지난달 국제유가가 올해 최대 폭으로 상승하면서 수입물가가 석 달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수입물가는 통상 1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지난달 상승률이 2%대로 떨어진 전체 물가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제유가의 상승세 속에 최근 환율마저 요동치면서 다시 물가 불안 심리를 부추기는 상황이다. 이달 들어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찍으면서 하반기 물가 안정화 경로에 동반 변수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현재 적용 중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10월 말까지 2개월 더 연장하는 내용의 유류세 탄력세율 운용 방안을 17일 확정·발표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현재 적용 중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10월 말까지 2개월 더 연장하는 내용의 유류세 탄력세율 운용 방안을 17일 확정·발표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7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30.44(2015년 100 기준)로 한 달 전보다 0.4% 올랐다. 수입물가는 5월 넉 달 만에 하락(-3.1%) 전환한 뒤 6월 큰 폭(-3.9%) 떨어졌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다만 1년 전보다는 국제유가 기저효과로 13.5% 하락했다.

전월 대비 수입물가는 원재료(3.1%) 중 농림수산품이 0.5% 하락했지만 광산품이 3.5% 큰 폭 상승했다. 중간재(-1.1%) 가운데 제1차금속제품(-2.8%), 화학제품(-1.6%)이 내렸지만 석탄·석유제품은 1.3% 올랐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0.3%, 0.5% 떨어졌다.

수출물가 지수(112.81)는 석탄·석유제품(7.0%)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0.1% 올라 역시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5월(-1.5%), 6월(-3.2%) 하락세에서 반등했는데, 상승 폭은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수입물가보다 작았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2.8% 하락했다.

환율 영향을 제거한 계약통화기준으로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1.1% 올랐고, 같은 기준 수출물가는 0.8% 상승했다.

수출입 제품 모두 전반적인 가격 수준이 3개월 만에 동반 상승한 것은 국제유가 상승 영향이 가장 컸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평균 배럴당 80.45달러로 전월 대비 7.3% 상승했다. 올해 월간 최대 상승 폭이다. 지난 4월 두바이유가 평균 83.44달러로 높아졌을 때 수출입물가가 나란히 전월 대비 0.4%씩 상승했던 것과 비슷한 흐름이다. 5월(75.69달러), 6월(74.99달러) 유가가 70달러대 중반을 유지할 때 수출입물가가 연속 내렸지만, 지난달 80달러대로 올라서면서 다시 수출입 제품 가격 수준이 동반 상승 전환한 것이다.

문제는 국제유가의 상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석유 패권국들의 감산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수요 감소로 국제유가가 조정을 받아왔지만,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해소되면서 8월부터 반등세를 보이는 흐름이다. 이달 1~16일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86.88달러로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4.7% 올랐다. 지난 10일에는 89.03달러까지 치솟아 전고점(4월 13일 87.36달러)을 뚫고 연고점을 경신했다.

정부도 이날 이같은 국제유가 오름세를 고려해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오는 10월 말까지 두 달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국내외 유류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국민들의 유류비 부담 경감이 필요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더욱이 지난해 하반기 고물가의 주요 요인이 됐던 환율 쇼크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향후 물가 경로가 흔들릴 우려가 불거진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상반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배럴당 120달러(두바이유 기준)까지 위협한 급등세까지는 아니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환율 불안까지 가세할 경우 하반기 물가 진정세에는 쌍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연고점(1343.0원)을 터치한 뒤 전장 대비 5.1원 오른 1342원으로 거래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연고점(1343.0원)을 터치한 뒤 전장 대비 5.1원 오른 1342원으로 거래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달 들어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 환율은 1286.30원으로 전월 대비 0.8% 내리면서 수입물가 상승 폭을 그나마 제한했지만, 8월엔 원화가치가 급락해 이달 수입물가 상방 압력을 높이는 상황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연고점(1343.0원)을 터치했다. 지난 5월 17일의 연고점(1343.0원) 기록과 같은 수준으로 석 달 만의 급등이다. 지난달 18일 1264.0원으로 연저점을 찍었던 원·달러 환율이 한 달 만에 연고점으로 급반전한 것이다. 

이같은 원화가치 절하는 중국 리스크 영향이 크다. 지난달 중국의 내수 지표인 소매판매(소비)가 2.5%, 산업생산이 3.7% 증가로 모두 시장 전망치를 밑돌고, 2년 8개월 만의 소비자물가(-0.3%)와 생산자물가(-4.4)의 동반 하락으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이 현실화하자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수출마저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역성장(–14.5%) 하더니 소비·수출과 함께 중국 성장의 3대 축을 이루는 투자 가늠자 부동산시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전날 중국 매출 1위의 부동산 개발업체 컨트리가든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진 것이 불거지면서 중국 위안화 가치가 급락했다. 달러당 7.29위안으로 1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다.

대중국 수출 비중이 가장 큰 한국으로선 중국과 커플링(동조화) 영향으로 원화값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줄도산 우려까지 확산하는 중국 경제 위기론에 환율 변동성은 당분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달러당 1440원을 위협할 정도로 치솟았던 고환율의 악몽으로 우리나라 고물가 진정세는 횡보를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올 하반기도 유가와 더불어 환율 변동성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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