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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발 생산·수출 회복이 키우는 경기 반등론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3.10.0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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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경기 회복이 시급한 하반기 첫달부터 ‘트리플 감소’로 불안하게 출발했던 산업활동 지표가 한 달 만에 개선됐다. 소비 감소에도 생산과 투자 부문이 동반 상승하면서 하반기 경기 반등의 불씨를 키우는 모양새다.

주력산업인 반도체가 바닥을 찍었다는 신호음이 커지면서 8월 전체 산업생산이 2년 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8월 반도체 생산은 한 달새 13% 이상 반등했고, 9월 반도체 수출액은 11개월 만에 최대 실적으로 100억달러에 육박함에 따라 연말을 향해 갈수록 경제 회복을 견인할 ‘반도체 효과’의 기대감이 커진다. 반도체발 생산과 수출 회복을 통한 하반기 경기 반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8월 반도체 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13개월 만에 상승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
8월 반도체 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13개월 만에 상승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

통계청이 4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전 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2.1(2020년 100 기준)로 전월보다 2.2% 증가, 2021년 2월(2.3%)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산업별로 광공업(5.5%), 건설업(4.4%), 서비스업(0.3%), 공공행정(2.5%) 생산이 모두 증가했는데, 전 산업 생산을 구성하는 4개 부문 생산이 일제히 오른 것은 2022년 3월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설비투자도 운송장비(13.1%)를 중심으로 전월 대비 3.6% 증가했다. 7월에 11년 4개월 만에 최대 낙폭(-8.9%)를 보였던 기저효과로 반등에 성공했다. 건설업체의 실제 시공 실적인 건설기성은 토목(13.8%)과 건축(1.8%)에서 모두 늘어 한 달 새 4.4% 증가했다.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는 0.3% 줄면서 두 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7월(-3.3%)보다는 낙폭이 줄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최근에는 소비가 재화소비에서 서비스소비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음식·숙박, 여행 쪽으로 소비가 많이 가면서 소매판매 부분은 일시적으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무래도 고금리도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다시 치솟는 국제유가발 상방 압력에 물가 진정세가 흔들리면서 당분간 높은 금리가 유지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지만, 산업생산이 연중 최대 폭의 증가를 보인 것은 수출 회복에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기획재정부는 “8월 산업활동지표는 7월의 일시적 요인에 의한 조정에서 벗어나 광공업 중심으로 상당폭 개선되면서 양호한 9월 수출실적과 함께 3분기 제조업·순수출 중심의 회복을 시사하고 있다”며 “전 산업 생산을 구성하는 모든 부문에서 17개월 만에 생산이 동반 증가한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내수 위축을 반도체발 외수 활력으로 상쇄하면서 경기 회복의 동력을 살려나가는 흐름이다.

광공업 생산은 2020년 6월(6.4%)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인 5%대 증가세를 보였는데, 반도체 생산이 주도했다. 광공업 중 제조업 생산도 전월 대비 5.6% 늘어난 가운데 제조업 평균 가동률(73.4%)은 전월보다 3.4%포인트(p) 상승하면서 지난해 8월(74.3%) 이후 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제조업의 버팀목인 반도체 생산은 전월(-2.5%)보다 13.4% 늘면서 지난 3월(30.9%)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1년 전(-3.5%)과 견줘도 8.3% 오르며 지난해 7월(14.9%) 이후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D램과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반도체 생산이 늘어나고 관련 장비 생산도 힘을 보태면서 전월비, 전년 동월비 모두 큰 폭으로 상승 전환한 것이다.

반도체 출하는 전월 대비 3.5%, 전년 동월 대비 6.8% 늘었다. 전월보다 줄어든 내수출하(-6.9%)를 수출출하(4.4%) 증가로 상쇄했다. 1년 전과 비교해서도 내수출하(-33.6%)는 급감했지만 수출출하(12.2%)는 두 자릿수로 증가, 수출 회복세가 뚜렷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김 심의관은 “반도체 생산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엔 수요가 늘어난 고성능 메모리 생산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활동 지표 추이와 반도체 생산 증감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산업활동 지표 추이와 반도체 생산 증감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생산, 출하 증가에 따라 반도체 수출의 개선세도 두드러지면서 전체 수출 부진 탈출의 기대감을 높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9월 반도체 수출액은 99억달러로 전체 수출이 뒷걸음질 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92억달러)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분기별 반도체 수출 평균치는 올해 1분기 68억6000만달러, 2분기 75억5000만달러, 3분기 86억달러로 계단식 상승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4분기 89억달러 수준에 근접했다. 

반도체 수출 증감률은 -13.6%로 14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에 빠져 있지만,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도체 효과로 9월 전체 수출 증감률은 -4.4%로 둔화하면서, 낙폭을 지난해 10월(-5.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줄였다.

산업부는 “반도체 수출은 올해 1분기 저점 이후 점진적 개선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메모리 감산효과 가시화, D램·낸드 가격 등 현물 가격 반등, DDR5·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성능 제품의 수요 확대 등에 따라 수급상황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이 “우리 수출이 '플러스 전환'의 변곡점에 위치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반도체 수출 최대실적과 가장 낮은 수출 감소율을 4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 올해 최고 수준의 대중국 수출과 함께 4가지 핵심 요인으로 꼽은 이유다.

시장의 대체적인 전망도 4분기 반도체 업황 회복에 맞춰져 있다. 한국의 주력 메모리 제품군인 D램, 낸드 가격이 4분기에는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 반도체 시장조사업계의 중론이다. 가트너는 4분기에 글로벌 D램 시장이 공급 과잉에서 부족 상황으로 전환하면서 D램 가격이 3분기 대비 17.8%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에 낸드 가격이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0∼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4분기에는 ‘수출 플러스’를 통한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상저하고’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생산과 수출액이 개선세를 보인 덕에 향후 경기 지표도 4개월째 견조한 추세로 버텨주고 있다. 현재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0.2p 떨어졌는데, 소비위축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지수(-0.9%)·수입액(-1.1%)·내수출하지수(-0.3%) 등이 감소하면서 6월(-0.2p), 7월(-0.5p)에 이어 3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디.

현재 경기는 여전히 둔화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국면임을 드러냈지만,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9.3으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5월(0.1p) 6월(0.3p), 7월(0.4p)의 증가세는 보합으로 숨고르기를 보였는데, 내수지표인 건설수주액(-21.3%) 하락이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 제조업·외수의 가늠자인 재고순환지표(1.6%p)는 3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간 덕에 경기 회복의 눈높이는 떨어지고 않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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