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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경기 인식, 석달째 '비관적'...진폭 큰 금리 향배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11.2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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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4개월 연속 악화했다. 경제 상황과 생활형편을 따져 소비자의 주관적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석 달째 기준선 100을 밑돌며 ‘비관적’인 수준에서 내리막을 타고 있다. 높은 금리 수준과 더딘 물가 진정세에 내수 부진이 깊어지면서 소비심리가 더 위축되는 흐름이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7.2로 전월(98.1)보다 0.9포인트(p) 떨어졌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과자류를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과자류를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CCSI는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과 향후 소비지출전망 등을 설문조사해 그 결과를 지수화한 소비자동향지수(CSI)의 15개 구성 지수 가운데 6개 지수를 뽑아 산출한 심리지표다.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치(2003년 1월 ~ 2022년 12월)보다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고점(6.3%)를 찍었던 지난해 7월 86.3까지 떨어졌던 CCSI는 지난 3월(92.0) 상승 전환 이후 5개월 연속 오름세 뒤 4개월 연속 내림세다. 6, 7, 8월 연속 100을 넘기며 낙관적이었다가 9월(99.7)부터 석 달째 비관적 수준에서 지수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CCSI는 가계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4개 지수와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2개 지수를 아우르는데, 이중 절반이 내렸다. 가계재정 지표에서 현재생활형편(87)은 1p 떨어졌고, 소비지출전망(111)은 2p 하락했다. 생활형편전망(90)과 가계수입전망(98)은 전월과 같았다. 경제상황 지표 중 현재경기판단(62)은 2p 떨어진 반면 향후경기전망(72)은 2p 오르며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가계수입과 소비지출 전망은 소비 여력의 둔화를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가계수입전망은 이달엔 보합을 보였지만 지난 8월 19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을 찍은 이후 하락 흐름이다. CCSI에는 포함되지 않는 임금수준전망CSI(115)가 석 달째 하락한 것과 맞물려 소비자들의 지갑이 홀쭉해진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씀씀이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소비지출전망은 하락 전환하며 8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는데, 9개 세부 지표에서 플러스(+)는 하나도 없었다. 소비지출전망 구성지표 모든 항목이 보합 또는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4개월 만이다. 외식비(92)와 교양·오락·문화비(91)는 2p씩 떨어지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역시 2p 내린 여행비(93)는 4개월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교통·통신비(113)와 내구재(94)는 각각 2p, 1p 내리며 하락 전환했다.

내수 위축 상황에서 소비자심리지수에 포함되지 않는 CSI 가운데 물가와 경기를 바라보는 지표들은 대체로 떨어지거나 보합을 보였다.

현재와 비교한 1년 후의 물가수준전망CSI(149)는 2p 내렸는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째 3%대에서 횡보하고 있지만, 이달 들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대까지 떨어지며 하향 안정화되고 있는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년간 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물가인식은 4.1%로 3개월째 같은 수준을 보였고,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4%로 전월과 같았다.

주택가격전망CSI는 102로 6p나 떨어지며 지난해 9월(-9p)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지난 9월 16개월 만에 고점(110)을 찍은 뒤 2개월 연속 하락세다. 전국 주택매매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늘어나던 거래량도 주춤한 가운데 대출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1년 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꺾인 것이다.

소비자심리지수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소비자심리지수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금리 눈높이는 이달 CSI 중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금리수준전망CSI(119)는 9p나 떨어졌는데, 지난 4월과 6월과 같은 하락 폭이다. 6개월 후 금리가 현재보다 오를 것으로 답한 사람이 하락 예상보다 많으면 100을 웃도는데, 그 상승 전망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한국보다 빠르게 진정되면서 미국발 통화긴축 종료 기대감이 확산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로 올해 큰 진폭으로 오르내렸던 금리전망CSI는 10월(128) 급등했던 상승 폭(10p)을 거의 되돌렸다.

이같이 큰 진폭을 볼 때 현재 경기 하강기에서는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기 인식은 금리 향방에 맞춰져 있는 것이다. 오는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통해 7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향후 긴축 기조 변화에 대해 어떤 포워드 가이던스(사전예고 지침)이나 힌트를 내놓을지 관심을 끌게 된다.

채권 전문가들의 컨센서스(전망치)는 기준금리 동결로 수렴된다. 금융투자협회가 51개 기관의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의 설문 응답을 분석해 이날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6%는 이번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동결 전망 응답은 지난달보다 6%p 올랐고, 인상 응답은 지난달 10%에서 한 달 새 1%로 줄었다. 지난달에 없었던 인하 응답도 3%로 나왔다. 

그만큼 시장에선 지난 1월 인상을 끝으로 동결모드에 접어든 기준금리가 연 3.5%에 묶인 채 해를 넘길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금투협은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로 통화정책 기조 전환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나, 한국(3.8%)과 미국(3.2%)의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전 및 국내 가계부채 급등 등으로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대출금리 등에 영향을 미치는 채권시장의 12월 금리 방향에 대해서는 보합 전망이 57%로 가장 많았다. 상승 전망은 지난달보다 17%p 줄어든 13%로 집계됐다. 미국발 긴축 종료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의 국채 장기물 금리가 하락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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