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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거래시장 다시 냉각, 주택 전체로도 저조한 '회전율'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3.12.0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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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급매물을 내놔도 좀처럼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는 거래절벽. 올해 초까지만 해도 고금리에 집값 급락을 불러온 역대급 부동산 빙하기에 이같이 급매물 소진조차 불투명했던 거래부진 상황이 다시 도래할 조짐이다. 주택시장의 바로미터인 매매 거래량이 줄어들고 아파트 매매시장의 가격 상승세도 반년 만에 꺾이면서 주택 매매심리가 관망세로 돌아선 국면에서 또 하나의 지표가 거래시장 냉각 기류를 보여주면서다.

주택 매매 거래시장의 활성화 정도를 나타내는 거래 회전율이 저조하다. 올해 아파트 매매 거래 회전율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던 지난해보다는 높아졌지만, 역대 두 번째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상반기에 당국의 부동산 경착륙 방지 대책 등에 힘입어 활기가 살아났지만, 하반기 들어 회전율이 계속 떨어지면서 거래시장이 빠르게 냉각되는 흐름이다.

올해 아파트 매매 거래 회전율이 역대 두 번째로 낮아지면서 거래시장이 다시 냉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아파트 매매 거래 회전율이 역대 두 번째로 낮아지면서 거래시장이 다시 냉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4일 공개한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 회전율에 따르면 지난 5월 거래 회전율이 0.34%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하반기 들어 9월 0.31%, 10월 0.28%로 다시 낮아지고 있다. 다섯 달 만에 아파트 1000개 중 거래 비율이 0.6개 줄어든 셈이다. 지난해 같은 달인 9월 0.14%에서 11월∙12월 0.13% 수치보다 다소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평년에 비해 저조한 수준이다.

아파트 거래 회전율은 아파트 재고 세대수(준공 후 기존 아파트, 총세대수 30세대 미만 단지 제외) 대비 실제 매매 거래된 해당 아파트 거래량의 비율이다. 이 수치가 과거보다 떨어지는 것은 거래 빈도가 줄어드는 것을 뜻하는 데, 그만큼 주택 구입수요가 줄어 매매시장의 활력 저하를 나타낸다.

직방은 "지난 9월 특례보금자리론(일반형) 종료와 높은 대출이자 부담이 지속되며 주택구입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졌고 경기둔화와 주택가격 부담에 대한 우려로 위축세가 뚜렷하다"고 짚었다.

지난달 22일까지 발표된 국토교통부 자료 기준으로 분석한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 회전율은 3.04%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해(2.28%)에 비해 0.76%포인트(p) 상승했다. 실거래 신고가 최초 도입된 2006년 이후 장기 시계열로 볼 때 지난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8.82%)를 찍은 2006년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거래 회전율이 5%를 밑돈 경우는 지난해와 올해뿐이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양적완화로 저금리 장기화가 실현된 2020년 7.9%까지 상승한 회전율은 2021년 5.36%로 떨어진 이후 5% 아래에서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둔화 우려 속에 매수∙매도자 간 거래 희망가격의 간극이 벌어지며 주택 구매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어 거래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과잉공급 등 미분양 적체와 수요 부재로 인해 올해 수도권과 달리 상반기 가격 회복세에서 비껴난 지방 권역은 상황이 더 어려운 실정이다. 아파트 매매거래 급감에 따라 충남(4.27%)을 비롯해 강원(4.02%), 경북(3.87%), 전남(3.77%), 전북(3.7%), 경남(3.44%), 제주(2.53%) 등 거래 회전율이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해와 견줘 서울(0.56%→1.76%), 경기(1.55%→2.99%), 인천(1.66%→3.23%) 등 수도권과 광역시 중심으로 회전율이 개선된 지역은 전국 17개 지방자치단체 중 9곳에 달했지만, 올해 상반기 반짝 회복된 일부 지역의 아파트 매매거래 회복 흐름은 하반기 들어 다시 주춤한 상황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겨울 전통적인 거래 비수기가 도래했고 전반적인 매수문의 급감에 매물 쌓인 지역이 늘고 있어 당분간 아파트 거래 회전율의 평년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아파트 매매 거래 회잔율 월별 추이 [자료=직방 제공]
아파트 매매 거래 회잔율 월별 추이 [자료=직방 제공]

고금리 속에 그나마 하반기 수요를 지탱했던 가을 이사철도 지나가면서 주택시장의 관망세는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와 견줘 고금리 상황은 비슷하지만 최근 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로 집값 상승의 눈높이가 떨어지면서 조정국면에 들어서는 분위기다.

전국 집값 오름세는 마침내 6개월 만에 꺾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지난달 2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하락, 23주 만에 마이너스(-) 전환했다. 서울과 경기가 나란히 보합(0.00%)을 기록하고 인천(-0.07%)의 내림세가 더해져 수도권(-0.01%)도 26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부동산원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가라앉으면서 거래가 감소했으며, 관망세가 깊어지는 가운데 매물이 누적되며 매도 희망가가 하락 조정됐다"고 분석했다.

거래시장의 활력이 떨어진 것은 거래량 감소에서 이미 예고됐다. 국토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983건으로 전월(3845건)에 비해 22.4% 감소했는데, 3000건을 밑돈 것은 6개월 만이다. 수도권(1만3357건)과 전국(3만5454건)의 거래량도 각각 17.9%, 5.8% 감소했다. 아파트와 단독주택, 연립주택을 포함한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 역시 4만7799건으로 3.3% 줄었다.

상반기 부동산시장 회복을 주도했던 아파트 매매 가격과 거래량의 오름세가 나란히 꺾인 가운데 아파트를 포함한 전체 주택으로 범위를 넓히면 거래시장 활력도는 상대적으로 더 저조하다. 아파트 매매 거래 회전율은 지난해보다 수치상 개선됐지만, 아파트를 포함해 다세대·연립주택,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 거래 회전율 수치는 지난해보다 낮아진 것이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까지 올해 전국 집합건물 거래 회전율은 3.96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7)보다 낮다. 지난해 10월 0.28로 역대 최저치를 찍었지만, 올해 1월 0.26으로 경신되면서 거래절벽 현상이 절정에 달했다. 거래량이 회복세를 타던 지난 8월 0.46으로 오르면서 지난해 6월 수준을 회복했지만, 9월(0.39) 10월(0.45)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전국 주택 거래량이 급감하고 겨울 비수기라는 계절적인 요인까지 고려하면 11월 이후 거래시장의 냉기는 좀처럼 가시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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