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올해 분양에 나선 아파트의 3.3㎡당 분양가가 2418만원으로 지난해 평균보다 20% 가까이 오르고, 한 채 분양가는 8억4417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30% 넘게 상승했다. 지방에서는 6억원, 수도권과 서울은 각각 10억원, 25억원을 넘게 줘야 새 아파트 한 채를 분양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잿값, 인건비 상승이 분양가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자금력이 있는 특정 수요자를 타깃으로 하는 고급 주거단지 분양까지 맞물리면서 올해도 신축 아파트 가격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 프롭테크 기업 직방은 올해 1∼2월 공급된 전국 아파트를 분석한 결과, 3.3㎡당 평균 분양가가 2418만원으로 지난해(2034만원)에 비해 19% 높아졌다고 18일 밝혔다. 가구당 분양가로 계산할 경우 오름 폭은 더 크다. 올해 분양한 아파트 한 채 평균 분양가는 8억4417만원으로 지난해(6억2980만원)보다 2억1437만원(34%) 비싸졌다. 올해 들어 중대형 평형 분양 물량 비중이 늘어난 영향이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2021년 1413만원에서 71% 올랐고, 호당 분양가는 같은 기간 4억4433만원에서 90% 상승한 수준이다.

권역별로 보면 3.3㎡당 분양가는 서울 6855만원, 수도권 2964만원, 지방 1938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86%, 25%, 18% 상승했다. 가구당 분양가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지난해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다. 서울은 170%나 상승한 25억9961만원이었으며, 수도권은 55%(3억7430만원) 오른 10억5376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방은 6억5999만원으로 15%(8712만원) 올랐다.

이같은 분양가 상승은 올해 1~2월 서울, 부산 등에서 도심 인프라나 강·바다 조망 등 특정 수요자들을 타깃으로 한 고급 주거단지들이 청약시장에 나오면서 평균 분양가 수준을 끌어올린 영향도 있었지만, 직방은 “고급 차별화 전략과 별개로 건설 원자재가격 등 기본형 건축비용 상승으로 건설시장에 사업비 부담이 가중되며 분양가 인상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고 짚었다.

부동산 침체 속에서도 고금리 장기화로 콘크리트·레미콘 등 건설 주요 자재비와 인건비가 줄지어 오르고 있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분양가 상방요인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조정한 3월 분양가상한제 기본형 건축비는 ㎡당 197만6000원에서 203만8000원으로 올랐다. 반년 전과 견줘 3.1% 오른 수준인데, 200만원 돌파는 사상 처음이다. 노임단가도 보통인부 기준으로 6개월 새 3.1% 높아진 상태다. 

이에 더해 올해부터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 대상 확대, 층간소음 기준 미달 시 준공 불허 등 규제 강화에 따른 사업비 추가 부담도 고분양가 장기화 우려를 키우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주택 건설주체가 내다보는 분양가도 높은 상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3월 전국 아파트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전월보다 9.9포인트(p) 하락해 104.3으로 전망됐지만, 여전히 기준치(100)를 상회하고 있어 분양가 상승 폭은 둔화되나 지속해서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주산연 연구진은 “인건비 상승을 비롯해 2월부터 수도권 레미콘 가격이 5.6% 인상되는 등 원자잿값 상승이 아파트 분양가격 전망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2021년부터 상승곡선을 그려온 분양가는 최근 건설주체와 수요자 간 상충 현상을 깊게 한다. 특히 공사비 추가 반영을 요구하는 시공사와 재개발·재건축조합 간 분쟁도 이어지고 있다. 시공사와 사업주체 간의 협상 난항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사적인 영향으로 전국 아파트 분양권 거래가 꿈틀대며 두 달 연속 늘어났다. 국토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분양·입주권 거래 규모는 4081건으로 집계돼 지난해 12월(3453건)에 이어 두 달 째 증가세를 보였다. 

현재 분양권은 부동산 관련 규제 대상인 서울 강남3구·용산구에서 전매가 금지돼 있는데, 비규제지역으로 풀린 곳을 중심으로 분양권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흐름이다. 아파트 신규 분양가가 크게 오르면서 전매가 비교적 자유로운 지방 위주로 가격이 싼 분양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직방 측도 분양권 거래 증가에 대해 “전매해제 등으로 거래가 가능한 물건의 단기차익을 실현하는 매매 물건이 출시된 가운데 최근 분양가가 계속 상승하면서 더 저렴하고, 분양 대비 입주 시기를 단축할 수 있는 분양권으로 수요자들이 관심이 더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김민영 직방 빅데이터랩실 리드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분양가를 높여 수익성 확보가 필요한 건설사와 분양가 인상에 부담을 느끼는 수요자들의 입장이 상충하면서 분양시장 어려움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분양권이나 기존 아파트를 매입을 차선으로 선택할 수 있고, 분양가가 비싸더라도 원하는 입지나 가치를 갖고 있는 단지인지 등을 따지는 전략적 접근으로 분양시장의 양극화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