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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물가 역대 최고치, 환율까지 13년만에 최고...더 꼬이는 '3중고' 고리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07.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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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한국 경제를 옥죄는 ‘3중고’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 맞물려 돌아가는 그야말로 복합위기의 고조다.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키운 인플레이션 압박과 우크라이나 전쟁사태에 따른 국제유가·원자재 가격 급등 등 외생변수가 심화되면서 커질 대로 커진 ‘3고’는 악순환의 고리로 묶여 우리 경제를 더욱 꼬이게 만드는 상황이다.

원자재를 해외에서 들여와 제품을 만들어 파는 수출 주도형 한국 경제 특성상 수입물가의 상승과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은 전체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해 경제위기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든다.

6월 수입물가는 역대 최고치를 찍었고 원·달러 환율도 1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고환율에 따라 같은 물건이라도 더 많은 원화를 주고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 수입물가를 밀어올리고 이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상승 압박을 높이는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15일 오후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연고점을 찍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15일 오후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연고점을 찍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6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15년=100 기준)는 154.84로 전월보다 0.5% 올랐다. 2개월 연속 역대 최고 기록. 1년 전에 비해서는 33.6%나 뛰었는데, 전년 동월 기준으로는 16개월 연속 오름세다.

수입물가지수는 올해 들어 1월(4.4%), 2월(4.6%), 3월(7.6%) 상승곡선을 그리다가 4월 국제 유가 하락으로 감소(0.6%)했지만 5월 다시 증가(3.8%)로 돌아섰다.

수출물가지수는 5월보다 1.1% 올라 132.81로 2009년 3월(133.22) 이후 13년 3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 상반기 내내 오름세를 유지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3.7% 오르며 1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수입물가가 역대 최고치를 찍은 데는 국제유가 상승 영향이 컸다. 우리나라가 들여오는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월평균 가격은 지난달 배럴당 113.27달러로 전월보다 4.7% 올랐고,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58.2% 뛰었다.

하지만 수출품에 가격을 제대로 전가하지 못해 수출물가는 수입물가의 증가폭을 넘지 못했다. 올 2분기 동안 전년 동월 대비로 수출물가의 상승폭은 23.0%인데 비해 수입물가 오름폭은 35.2%를 나타냈다.

현재의 고환율 기조는 수출입물가 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해오는 가격이 비싸지기 때문에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는 큰 타격이다. 환율 영향을 제거한 계약통화 기준으로 집계한 6월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0.1% 증가로 낮아진다. 0.4%포인트(p) 차가 환율 영향인 셈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그 영향이 더욱 커지는 추세다. 월별로 수입물가와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 간의 상승폭 격차를 분석해보면 지난 3월에는 0.85%p로 크게 차이 나지 않았지만 4월 10.4%p, 5월 13.2%p, 6월 13.7%p로 점차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193.5원으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월평균으로 지난 5월 1269.88원, 지난달 1277.35원로 높아져 이달에는 상징적인 ‘빅피겨’ 1300원을 뚫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올라간 고환율은 이같이 수입물가를 악화시키는 주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의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도 크지 않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국내 수출기업에 이익이 된다는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수출기지가 해외로 많이 확대된 데다 현재 글로벌 환율 시장은 미국 달러화만 나홀로 강세를 보이고 엔저 확대, 유로화  가치 하락 등 나머지 통화의 약세를 동반하고 있는 터라 원화 약세의 이득이 희석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월 대비 수출입물가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전월 대비 수출입물가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국제 유가·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높아진 6%대의 소비자물가 수준을 더 높이게 된다는 우려에서 한국은행도 지난 13일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번에 0.50%p 인상하는 ‘빅스텝’까지 밟았다. 금리 상승기의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킹달러’가 고착화되는 가운데 환율 불안 상황을 진화하지 못할 경우 ‘3고’의 중첩 위기는 더욱 격화될 수밖에 없기에 나온 비상수단이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7월 빅스텝 인상 근거에 대해 “유가의 경우 최근 하락하고는 있으나 전기 및 가스요금 인상과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활동, 여름휴가철 등이 맞물리면서 물가 상승 압력은 계속될 전망”이라며 “원화 약세 역시 수입물가를 거쳐 소비자물가 상승에 선행하기 때문에 향후 물가 상방 리스크는 꾸준하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이 임박한 터에 외국계 자본의 유출 우려를 불식시키고 물가 앙등의 불안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환율 방어에도 역점을 두고 금리 정책 대응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원·달러 환율은 다시 연고점을 갈아치우며 1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0원 오른 1326.10원에 거래를 마쳐 2009년 4월 29일(종가 1340.7원)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하루 상승 폭으로는 15.6원 오른 지난달 29일 이후 가장 컸다.

한은의 빅스텝도 환율 급등 기세를 꺾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9원 오른 1318.0원으로 출발, 한때 1326.7원까지 치솟으면서 지난 12일 기록한 연고점(1316.4원)을 사흘 만에 뛰어넘었다. 

미국 주도의 긴축 파장이 큰 만큼 환율 상승세가 진정되는 데는 대외적인 여건 변화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에서 “유로화 약세 압력이 당분간 좀 더 유지되고 그에 따라 달러 인덱스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달러의 원화 환율이 하락 반전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미국 기대 인플레의 빠른 하락세, 국제유가 반락, 그리고 중국 경기 회복 및 위안화 안정 기대감 등은 그래도 원화 추가 약세가 제한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기대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기대 인플레이션 안정으로 인해 채권금리가 안정을 찾아가는 것은 원화 채권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세를 회복시킴으로써 원화 가치 안정에 기여할 요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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