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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째 경고음 커진 '경기둔화'…수출회복 시급한 세계 3대 내수시장 상황은?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07.2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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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정부가 공식 경기 진단서인 ‘그린북’에서 두 달 연속 ‘경기둔화’를 우려했다. 물가상승세가 확대되고 향후 수출회복세 제약 등이 우려된다는 진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창기 때 ‘경제활동 위축‘’실물경제 하방위험 확대‘ 등 위기의 표현으로 시작해 ’불확실성 확대‘ ’회복세 약화 우려‘ 등의 혼돈 진단으로 포스트 코로나의 경제회복을 조심스럽게 타진하다가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박 등의 격랑에 휩싸이자 지난달부터 ’경기둔화‘를 언급하면서 위기를 직시하고 경계감을 나타낸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20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에서 "고용과 대면서비스업 회복으로 내수가 완만한 개선을 이어가고 있으나 대외여건 악화 지속 등으로 물가상승세가 확대되고 향후 수출회복세 제약 등 경기둔화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린북 6월호를 통해 "대외 여건 악화 등으로 높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 부진, 수출 증가세 약화 등 경기둔화가 우려된다"며 처음으로 경기둔화를 언급한 데서 물가는 상승세를 타고 수출은 회복세 제약으로 경고음이 높아진 것이다.

정부는 7월 경기 진단에서 "대외적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국의 금리인상 가속화, 중국 성장 둔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지속 및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이 더욱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경기둔화 우려는 지표상으로 나타나는데, 무엇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6.0%가 올라 외환위기 이후 23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으로 커진 게 가장 두드러진다. 체감지표인 생활물가지수도 1년 전보다 7.4% 상승, 오름폭이 커졌다.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5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1% 줄어들며 석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내수 감소와 더불어 1분기 설비 투자도 전년 대비 3.9%가 줄어들었다.

현재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와 향후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전월 대비 0.1%포인트(p)씩 오르며 반등했지만 상승추세로 이어질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워낙 외생변수가 크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에선 미국의 긴축기조에 휘둘리며 여전히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박스권에 갇혀있고,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로 돌아가 달러당 원화값이 1300원대로 치솟아 물가 압력까지 높이고 있는 복합위기 상황이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수출로 버텨온 우리 경제는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경기둔화의 불씨를 키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글로벌 경기 하방 리스크가 더욱 커지면서 경기회복의 활로를 열어야 하는 수출에서 회복세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지난달 수출은 577억3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5.4% 늘어 20개월 연속 증가세는 유지했지만 두 자릿수 증가율은 16개월 만에 멈췄다. 반면 수입은 19.4% 뛰면서 무역적자 폭을 키웠다. 글로벌 공급망 교란,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 등으로 치솟는 에너지 수입 급등으로 올 상반기 무역수지는 103억달러 적자를 기록해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수출 증가세가 꺾이면서 수출 기상도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는 게 문제다. 올 상반기 수출액은 3503억달러(월 평균 561억달러)로 반기 최고실적을 경신했고, 중국 814억달러(증가율 6.9%), 아세안(ASEAN) 647억달러(31.8%), 미국 550억달러(18.2%), 유럽연합(EU) 340억달러(8.2%) 등 주요 4대 시장도 모두 역대 상반기 수출 1위를 달성했지만 최근의 상황은 긍정적이지 못하다.

상반기 끝자락인 지난달 중국에 대한 수출은 0.8% 감소해 4월에 이어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지난해 6월 14.2%, 지난해 22.9%의 증가폭을 무색케 한다. 미국 수출의 경우 4개월 연속 20%대 오름폭을 유지하다가 지난달 12.9% 증가로 낮아졌다. 지난해 6월(40.4%), 지난해 전체(29.4%)에 비해 증가폭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6월 증가율이 65.3%까지 치솟고 지난해 전체로는 33.9% 늘었던 대EU 수출은 5월 23.4%에서 한 달새 2.4%로 증가폭이 크게 쪼그라들었다.

한국으로서는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비중(2020년 기준)이 미국 23.6%, 중국 17.9%, EU 17.0% 순으로 높은 만큼 이들 3대 거대 내수시장에 대한 수출이 다시 큰 폭으로 늘어나야 경기회복의 길을 재촉할 수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불확실성 시대에 세계 3대 내수시장이 살아나야 한국 수출 폭도 다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경기 측면에서 최근 한국은행이 내놓은 동향분석은 시선을 끌어모은다.

한은이 지난 17일 공개한 ’해외동향 포커스‘에 따르면 중국은 U자형의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되며 L자형 장기침체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과 EU의 천연가스발 경기침체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은 조사국 중국경제팀은 “최근 상하이 봉쇄 완화, 정부 부양책 발표 등으로 일부 중국 경제지표가 개선되면서 일각에서는 2020년과 같은 V자형 회복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올해 그같은 반등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전염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으로 ’제로 코로나‘ 정책이 장기화되고 소비자·기업 심리가 쉽게 회복되지 못하는 가운데 오는 10~11월 시진핑 주석의 3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정치적 상황으로 중국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무엇보다 중앙·지방정부의 정책 여력이 축소된다는 점이 중국 경기회복의 큰 걸림돌이다. 정부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자본유출 우려도 커지면서 예전과 달리 재정·통화정책 여력이 줄어든 반면 코로나 검사·방역 확대 등으로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재정지출 부담이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미·중간 통화정책 디커플링(탈동조화) 영향으로 미·중 10년물 국채금리가 2010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역전되는 등 자본유출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또한 글로벌 경기침체, 공급망 훼손 등으로 인한 대중국 수입수요의 아세안 분산 등으로 중국 수출이 위축될 우려도 부각된다.

한은은 “코로나 재유행이 적절히 통제될 경우 하반기 중국경제는 U자형의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전망”이라면서도 “신규변이 출현 등으로 봉쇄조치가 재차 강화될 경우 L자형 장기침체가 나타날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로지역의 천연가스 재고 추이와 유럽중앙은행의 기본,하강 시나리오별 성장률 전망. [자료=한국은행  보고서 캡처]
유로지역의 천연가스 재고 추이와 유럽중앙은행의 기본,하강 시나리오별 성장률 전망. [자료=한국은행  보고서 캡처]

미국과 유럽의 경우 경기침체 가능성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직접적인 것으로 보인다.

한은 미국유럽경제팀은 최근 미국의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과 유로지역의 테일 리스크(Tail risk)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면서 한국 수출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테일 리스크는 통계학적으로 정규분포도 양쪽 끝(꼬리) 부분을 뜻하는 것으로, 발생 가능성이 낮고 예측이 어렵지만 막상 현실화되면 엄청난 충격을 불러오는 위험요인을 일컫는다.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최근 고인플레이션, 낮은 실업률 등에 대응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계단식 기준금리 인상으로 통화정책 정상화를 가속화하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1980년대 이후 금리인상 사이클은 통상 경기 선행지표가 확장 또는 정점인 국면에서 시작된 데 반해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은 선행지표 하락 국면에서 시작돼 통화긴축의 성장에 대한 부정적 효과가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지역은 상대적으로 낮은 근원인플레이션, 안정적인 노동시장 등을 고려할 때 경기침체 가능성은 미국만큼 높지 않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이에 따른 기업·가계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 악화 등으로 침체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연구팀은 “러시아의 (유럽행) 가스공급이 전면 중단될 경우 제조업 생산차질과 물가상승 압력 증대로 유로지역 경기침체가 현실화될 전망”이라며 “최근 이러한 테일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1년내 유로지역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에 대한 글로벌 투자은행(IB)의 긍정 응답도 지난 1월 17%에서 지난 4월 35%를 거쳐 지난 11일 45%까지 높아진 상태다.

한은은 이같은 미국과 유럽의 경기 국면을 들어 “글로벌 경기에 대한 리스크가 높은 상황”이라며 “천연가스발 경기침체는 거대 내수시장인 EU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미침으로써 우리 수출에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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