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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경상수지 11년만에 연속 적자...상품·서비스수지 '동반 부진' 흐름은?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04.0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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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보여주는 대외건전성 핵심 지표가 새해 들어 두 달 연속 악화했다. 경상수지가 1월 사상 최대치를 찍은 뒤 한 달새 상승 폭은 줄었지만 11년 만에 2개월 연속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수출 부진이 깊어지면서 5개월째 상품수지가 악화하고 해외여행 증가로 서비스수지의 고질병은 10개월째 도지는 ‘동반 적자’가 겹치면서 경기 둔화기에 한국 경제체력 회복을 더디게 할 우려가 커진다.

경상수지가 11년 만에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경상수지가 11년 만에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경상수지는 5억2000만달러(6861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58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던 1년 전보다 63억8000만달러나 줄어들면서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경상수지가 두 달 연속 적자에 빠진 것은 2012년 1월(-22억9000만달러)·2월(-25억8000만달러) 이후 11년 만이다.

다만 2월 적자 폭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던 1월(-42억1000만달러)보다 36억9000만달러 줄었다.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항목 중에서 본원소득수지만 1년 전보다 배 가까이 증가한 31억2000만달러 흑자로 ‘나홀로 플러스’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는 적자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경상수지를 좌우하는 상품수지(-13억달러)와 서비스수지(-20억3000만달러)가 동시 부진했던 것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수요 감소세가 길어지는 반도체(통관기준 –41.5%) 부진 등의 여파로 수출 감소세가 개선되지 않으면서 상품수지(수출 505억2000만달러-수입 518억2000만달러)는 5개월째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경상수지에서 가장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의 2월 적자 폭은 역대 최대치였던 1월 42억1000만달러보다 87.6% 줄었다.

서비스수지는 1년 전보다 21억2000만달러 줄어 그 수준만큼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적자 폭은 1월(-32억7000만달러)보다 축소됐다. 1년 전 코로나19 특수로 흑자(14억2000만달러)였던 운송수지가 선박 컨테이너운임지수(SCFI) 급락(-80%)으로 2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방역 빗장이 거의 풀리면서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 증가세를 타고 여행수지 적자도 10억1000만달러로 1년 전(-4억3000만달러)보다 배 이상 불어났다.

경상수지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경상수지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의 동반 적자가 이번 경기 둔화기에 추세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게 문제다. 지난해 7월(상품 –5억2000만달러·서비스 –7000만달러) 10년 만에 ‘더불어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상품수지가 반짝 흑자(7억5000만달러)를 찍었던 지난해 9월만 빼고는 동시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수출로 벌어서 고질적인 서비스수지 적자를 메우던 경상수지 구조가 이렇게 뒤틀리면서 올해 개선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올해 경제수정전망에서 경상수지도 ‘상저하고(상반기 부진, 하반기 회복)’ 경로를 따라 연간 260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르면 상반기 경상수지 전망치는 –44억달러인데, 1·2월 누적적자(-47억3000만달러)만으로 이를 훌쩍 넘어섰다. 두 달간 86억3000만달러나 쌓인 상품수지 적자도 상반기 전망치(-33억달러)보다 2.5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서비스수지는 상반기 예상치(-87억달러)에 아직은 누적치(-53억달러)가 못 미친다.

상반기 3분의 1이 지난 시점에 이처럼 적자가 불어난 수지의 개선을 가늠하는 데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인데, 서비스수지 개선이 시급한 편이다. 무역수지와 연관되면서도 중계무역까지 아우르는 상품수지는 무역역조 폭이 완만히 낮아지면서 개선 기대감을 높이지만, 서비스수지 부문은 내수정책효과와 맞물린 대외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달까지 13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이 이어진 무역수지 적자 폭이 지난 1월 역대 최대치(–126억달러)를 찍은 뒤 2월(-53억달러), 3월(-46억달러)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있어 3월 이후 경상수지 균형점 회복에는 다소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연간 경상수지가 지난해(298억달러 흑자) 3분의 2 수 준인 200억달러 흑자를 예상하고 있는데, 이를 달성하는 데 서비스수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경상수지와 상품수지,서비스수지 월간,연간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경상수지와 상품수지,서비스수지 월간,연간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주재하고 "3월 이후 외국인 입국자가 증가하고 있고 무역수지도 시차를 두고 완만히 개선되고 있어 연간 200억달러 흑자가 예상된다"면서도 "코로나19 요인으로 인해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였던 서비스수지는 최근 들어 운송 및 여행수지를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악화되며 경상수지 흑자 흐름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국내여행 경비 지원 등 600억원 규모) 내수 활성화 대책이 속도감 있게 추진돼 여행수지 개선 효과를 얼마나 창출할지가 올해 경상수지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비스수지는 지난해 5월(-1억5000만달러)부터 10개월째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01년 이후 한번도 월간 적자를 벗어나본 적이 없는 여행수지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기인 2020~2022년 연간 적자 규모가 평균 69억달러로 낮아졌던 여행수지가 2015~2019년 연 평균 135억달러 적자 수준으로 다시 커질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13억9000만달러)부터 두 자릿수로 월간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게 심상치 않은 대목이다. 앤데믹(풍토병화)은 앞당겨지고 아직 한국행 단체여행 족쇄가 풀리지 않은 중국 여행 수요가 제한될 경우 등 여러 변수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추세적으로 연간 적자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2월 누적 여행수지 마이너스 규모(-25억달러)는 올해 서비스수지 누적 적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며, 지난해 연간 여행수지 적자와 견줘서는 벌써 3분의 1에 육박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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