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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러시아 '감산공조'에 국제유가 90달러 돌파...흔들리는 물가 진정세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3.09.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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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최근 꿈틀대던 국제유가가 연중 최고치로 치솟으며 배럴당 90달러대에 진입했다. 세계 1,2위 석유 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독자적인 감산 조치를 연장키로 하면서 10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유가 고공행진이 계속될 경우 고유가 불안의 불씨가 겨우 진정 국면에 들어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하고 국내 물가 경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석유공사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국제유가의 벤치마크 11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전거래일보다 1.17% 상승한 배럴당 90.0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브렌트유가 90달러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 11월 16일(92.86달러) 이후 10개월 만이다.

러시아 타타르스탄 지역에 있는 원유 펌프잭 [사진=연합뉴스]
러시아 타타르스탄 지역에 있는 원유 펌프잭 [사진=연합뉴스]

미국 벤치마크인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도 전일보다 1.33% 상승한 배럴당 86.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역시 지난해 11월 15일(86.92달러)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11월 7일(91.79달러) 찍은 90달러선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두바이유도 배럴당 90.80달러로 역시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날 에너지부 성명을 통해 하루 10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연말까지 연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부터 일일 100만배럴 자발적 감산에 들어간 뒤 매달 연장 여부를 검토해오고 있다. 당초 연장 종료 시점이 오는 10월 말로 전망됐지만, 두 달 더 늘어나면서 하루 원유 생산량은 900만배럴에 그치게 된다.

글로벌 2위 석유 수출국인 러시아도 사우디와 ‘독자감산 공조’로 이달부터 연말까지 하루 30만배럴의 석유 수출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는 지난해 10월 일일 200만배럴 감산에 합의한 데 이어 지난 4월부터는 일부 회원국이 하루 166만배럴만큼 원유 생산량을 추가로 감산하면서 국제유가의 급락 요인을 통제해 왔다.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은 이와는 별개로 이어지는 자발적 조치다.

뉴욕타임스는 “대규모 수출국들 간의 결속력을 보여주기 위해 의도된 감산량은 전 세계 공급량의 1% 이상에 달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리서치사 에너지어스펙츠의 리처드 브론즈 지정학책임자는 "사우디는 시장을 타이트하게 유지하는 것이 자신들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OPEC를 관찰해온 헤지펀드 블랙골드인베스터스의 개리 로스 최고경영자(CEO)는 “사우디는 유가가 배럴당 90~100달러에 도달하면 석유 공급 감축을 축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서 지난해 상반기 세계 경제를 위축시킨 100달러대 고유가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CNN은 국제통화기금(IMF)의 분석을 토대로 사우디가 나라 예산 균형을 맞추기 위해 브렌트유를 최소한 배럴당 81달러에 거래해야 한다는 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고유가 유지로 수입을 늘려야 한다는 점을 두 산유패권국의 감산 연장 배경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세계 원유의 40%를 생산하는 OPEC+의 감산으로 인해 최근 몇 달 동안 유가가 올랐는데, 이는 인플레이션과 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의 반등은 우리나라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유의 경우 지난 5월 31일 연저점(70.94달러)를 찍은 뒤 석 달여 만에 상승 폭이 20달러에 달하면서 수입물가를 다시 부추기고 소비자물가까지 들썩이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7월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0.4% 오르며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7월 두바이유 가격 평균이 배럴당 80.45달러로 전월 대비 7.3% 상승한 영향으로 큰 폭 하락했던 5월(-3.1%), 6월(-3.9%)의 감소세를 되돌렸다. 통상 국제유가는 2~3주 정도의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류 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8월 수입물가에도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을 공산이 크다. 수입물가는 소비자물가보다 1~2개월가량 선행하기에 국제유가가 현 수준보다 떨어지지 않을 경우 연말로 갈수록 전체 물가의 진정세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6,7월 2%대로 둔화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3.4%로 급반등한 것도 유가 상승에 따라 석유류 가격 하락 폭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6월 고점(6.3%)를 찍은 뒤에도 6개월 동안이나 5%대에서 횡보했던 것도 국제유가가 높게 유지됐기 때문이다. 두바이유가 배럴당 90달러 안팎으로 정체됐던 지난해 8~10월 물가 상승률은 5.6~5.7%에서 맴돌았던 것으로 볼 때 올 하반기 유가 상승 추세를 예의주시해야 할 이유가 부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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