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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성장성 3년만에 '최저'...상장기업의 매출 역성장 편차는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12.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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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올해 3분기 우리나라 기업의 성장성 지표가 3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악화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첫 해 이후 처음으로 기업 매출이 2분기 연속 뒷걸음질 쳤다. 

글로벌 수요 감소에 제조업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로 내수도 위축되면서 비제조업 업황마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매출액 증가율은 역대 두 번째로 큰 마이너스(-) 폭을 기록하면서 성장성을 깎아내렸다.

국내 외감기업의 성장성 지표가 3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악화했다. 사진은 부산항 전경. [사진=연합뉴스]
국내 외감기업의 성장성 지표가 3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악화했다. 사진은 부산항 전경.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2일 공개한 '3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2만2962곳(제조업 1만1604곳·비제조업 1만1358곳)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5.2% 줄었다. 감소율은 2020년 2분기(-10.1%) 이후 가장 크며, 2015년 관련 통계 편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수준이다. 전분기(-4.3%)보다 마이너스 폭이 커지며 두 분기째 역성장인데, 이는 2019년 1분기부터 2020년 4분기까지 8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매출액 감소 폭은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커졌다. 비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은 2분기 -0.7%에서 3분기 -3.1%로 마이너스 폭이 확대되면서 전분기(-6.9%)와 비슷한 감소율을 유지한 제조업(-6.8%)과 대조를 보였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전기가스업이 2분기 10.0%에서 3분기 -1.9%로 감소 전환했고, 건설업(12.3%→11.9%)은 둔화했다. 무엇보다 서비스업이 1분기(-0.3%), 2분기(-4.7%), 3분기(-6.2%) 연속 역성장했는데, 국내 소비 심리의 위축을 반영하는 부진으로 풀이된다. 도·소매업(-2.0%→-5.1%→-7.0%), 운수업(-5.9%→-14.8%→-17.4%)이 올해 내내 감소 폭을 키우면서 서비스업 업황 악화가 깊어지고 있는 흐름이다.

제조업은 4분기 첫달에 13개월 만의 수출 플러스 전환이 이뤄지기 직전 분기여서 전체적인 업황 부진이 이어졌지만, 매출 감소세는 축소됐다. 반도체 수출액 감소율이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로 2분기 -34.8%에서 3분기 -22.6%로 줄어들면서 기계·전기전자업(-15.5%→-8.8%) 감소 폭도 한 자릿수로 개선됐다. 다만 상반기 반도체 부진을 상쇄해왔던 자동차는 수출액 증가율이 48.9%에서 17.2%로 둔화해 자동차·운송장비(23.7%→10.0%)의 매출 증가 폭도 축소됐다.

또 다른 성장성 지표인 총자산 증가율도 2.1%로 1년 전(2.8%)보다  오름 폭이 줄어들었다.

수출 회복세를 타고 정부의 경제 회복 시나리오인 ‘상저하고(하반기엔 상반기 부진을 만회)’가 뒤늦게 4분기 반등으로 안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상장기업만 놓고 보면 매출 마이너스 성장은 더욱 도드라진다.

상장기업 분위수 전산업 매출 증가율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상장기업 분위수 전산업 매출 증가율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한은의 상장기업 분위수 별도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외감기업 가운데 1996개 상장기업의 3분기 전산업 매출액 증가율 중위값은 -2.2%로 나타났다. 2분기 -0.8%로 감소 전환한 뒤 두 분기째 역성장하면서 내림 폭이 커졌다. 2000개 가까운 기업을 오름차순으로 나열한 뒤 25%(1분위), 50%(2분위), 75%(3분위)에 해당하는 값을 산출한 분위수 통계에서 가장 중간에 있는 마이너스 수치가 더 내려간 것이다. 그 중간값은 1년 전 12.8%에서 올해 1분기 2.1%까지 떨어진 이후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서는 3분위가 32.5%에서 14.0%로 반토막 이상 났고, 1분위는 -4.2%에서 -18.9%까지 급락했다. 매출 증가율 평균은 중앙값보다 4분기째 낮아지는 추세로 2분기와 3분기에 -4.6%를 유지했다. 매출 증가율이 낮은 기업일수록 경기 부진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으며 전체 평균치를 끌어내리는 성장 악화 상황이 1년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3분위수에서 1분위수를 뺀 '분위수 격차'는 지난해 3분기만 해도 36.7%p였지만 이후 계속 좁혀져 올 3분기에는 32.9%p까지 낮아졌다. 경기 하강기에 너 나 할 것 없이 업황 부진이 이어진 만큼 외감 상장기업들의 '매출 양극화'는 다소 개선된 셈이다.

한은은 "3분기 외감기업의 성장성이 하락하고 수익성도 둔화했지만 안정성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기업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1년 전(4.8%)과 견줘 0.8%포인트(p) 떨어진 4%를 기록했다. 매출액 세전 순수익률의 경우 5.1%로 지난해 3분기(5%)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재무 안정성 지표를 보면 3분기 부채 비율(90.2%)은 전분기(90.8%)보다 다소 낮아졌다. 차입금 의존도(26.0%→25.9%)도 소폭 개선됐지만, 비율 자체는 7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지난 1분기(26.0%) 이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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