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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기업 성장·수익성 지표 '악화'...부채리스크는?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09.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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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올해 2분기 우리나라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지표가 동반 악화했다.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수요 감소로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였다. 반도체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등 IT 경기 부진이 길어지면서 마진율 또한 1년 전에 비해 반토막 났다.

한국은행이 12일 내놓은 ' 2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국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제조업 1만1604곳·비제조업 1만1358곳)의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1년 전보다 4.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한 것은 2020년 4분기(-1.0%) 이후 처음이다. 매출 감소율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했던 2020년 2분기(-10.1%) 이후 최대치로 커졌다.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는 부산항 전경. [사진=연합뉴스]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는 부산항 전경. [사진=연합뉴스]

대기업(-4.8%)과 중소기업(-2.0%) 모두 매출 부진으로 대표적인 성장 지표가 올해 1분기 0.4% 상승에서 하락 전환한 것이다.

제조업이 6.9%나 급락했다. 2020년 2분기(-12.7%)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1분기(-2.1%)보다 매출 감소 폭이 커진 제조업에서 특히 석유화학이 글로벌 수요 감소에 따라 수출이 줄면서 매출이 1년 새 17%나 쪼그라들었다. 1분기(-3.5%)보다 감소 폭이 두 자릿수로 확대됐다. IT 경기 회복이 지체되는 가운데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기계·전기전자업도 15.4%나 줄어들었다. 비제조업 매출액은 1분기 3.6% 증가에서 -0.7%로 하락 전환했다.

또 다른 성장 지표인 총자산증가율도 1.1%로 1년 전(2.3%)보다 축소됐다.

수익성 지표 악화도 도드라졌다. 기업의 수익성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3.6%로 1년 전(7.1%)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매출액 세전순이익률(6.0%) 역시 1년 새 1.2%포인트(p) 떨어졌다.

비제조업은 4.6%로 1년 전(5.1%)보다 하락 폭이 작았던 반면 제조업은 8.6%에서 2.9%로 급락했다. 반도체 가격 하락 영향으로 재고자산평가손실이 발생했던 기계·전기전자가 12.1% 증가에서 1.6% 감소하면서 제조업 마진율 악화가 뚜렷했다.

영업이익률은 중소기업(5.8%→5.0%)보다 대기업(7.4%→3.3%)의 하락 폭이 더 컸다.

이같이 기업의 성장·수익성 지표가 나빠지면서 기업 심리도 위축되는 흐름이다. 특히 악화하는 경영 환경에서 인재 투자에 신중해지는 모습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해 10일 공개한 '2023년 하반기 대졸 신규 채용 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 10개사 중 6개사 이상(64.6%)은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48.0%) 채용하지 않을 것(16.6%)이라고 답했다.

채용 계획을 세운 비중은 35.4%로 나타났는데, 지난해와 채용 규모를 비슷하게 유지하겠다는 기업(57.8%)이 1년 전보다 줄이거나(24.4%) 늘리겠다(17.8%)는 응답보다는 여전히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조사와 비교하면 채용 축소 비중은 지난해(13.0%)보다 11.4%p 늘었고, 채용을 확대 비중은 지난해(37.0%)보다 19.2%p나 줄어들었다.

응답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는 주요 이유로는 '수익성 악화·경영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긴축 경영 돌입(25.3%)‘,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고금리·고환율에 따른 경기 악화(19.0%)‘가 꼽혔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기업들은 경기침체로 인한 경영실적 악화, 중국경제 불안정․고금리‧고환율 등 경영 불확실성 증폭으로 채용을 보수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2분기 기업 경영 성적표 중에서 안정성 지표만 악화를 피했다. 재무 안정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뚜렷한 계절성이 없어 직전 분기와 비교하는데, 전체 기업의 부채 비율은 90.8%로 전분기(95.0%)보다 낮아졌다. 1분기만 해도 2016년 2분기(94.9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장부상 부채로 잡아놓았던 미지급 배당금이 2분기에 지급되면서 부채비율이 다소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 기업경영 주요 지표 [그래픽=한국은행 제공]
2분기 기업경영 주요 지표 [그래픽=한국은행 제공]

제조업(72.9%→69.1%)과 비제조업(132.9%→131.9%) 모두 하락했다. 기업규모별로 대기업은 92.6%에서 86.8%로 떨어졌지만, 중소기업은 106.6%에서 110.8%로 올랐다.

차입금 의존도(26.0%)는 전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중소기업의 의존도는 32.8%로 높아져 2016년 1분기(33.5%)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반년 넘게 경기 둔화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체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안정성 지표가 여전히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5연속 기준금리가 동결됐지만 여전히 대출금리가 높은 수준이고 최근 고환율·고유가 기조가 되살아나는 흐름을 보이면서 그간 빚을 내 버텨온 기업들이 여전히 많은 상황에서 경기 회복이 지체될 경우 기업부문의 부채리스크는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 부진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점증해온 가운데 기업의 부채 규모와 부도확률도 커질 대로 커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 9일 공개된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브리프에 따르면 부도 확률이 10%를 넘는 부실기업의 부채가 지난해까지 4년 새 2.3배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언 선임연구위원이 코스피·코스닥·코넥스·외감법인 중 비금융 기업 3만5000여곳을 대상으로 부도 확률이 10%를 초과하는 기업을 부실기업으로 정의해 기업 부채리스크(부도확률)을 측정한 결과, 분석 대상 기업의 총부채는 2018년 1719조원에서 지난해 2719조원으로 연평균 12% 증가했다. 빚 규모가 가장 큰 제조업의 경우 부채는 679조원에서 972조원으로 4년 새 43.2% 늘어났다.

반면 부실기업 부채는 같은 기간 91조원에서 213조원으로 연평균 24% 늘어나 증가 속도가 두 배 정도 빨랐다. 최근 5년간 부실기업 부채가 기업 총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3%에서 7.8%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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