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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주·월간 기록 쏟아지는 주택시장 빙하기...'거품론'으로 본다면?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12.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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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고금리 파고에 주택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거래 실종 속에 집값 하락이 가속화하고 있다. 주간, 월간 단위의 각종 주택 심리·거래 지표들이 잇따라 역대급 기록을 찍을 정도로 침체의 골은 더욱 깊어진다.

글로벌 통화긴축 기조에 맞춘 기준금리 인상이 부동산 빙하기를 불러온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발 거품론'에 금리 상승 요인까지 고려할 때 한국의 집값은 향후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함에 따라 부동산 불황의 끝을 가늠하기가 어려워지는 형국이다.

주택 시장의 하락을 주도하는 아파트 매매심리는 더욱 꽁꽁 얼어붙었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2.1로 전주 대비 1.0 하락, 지수 조사 도입 10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급매물만 거래되는 주택시장 빙하기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급매물만 거래되는 주택시장 빙하기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은 것을 뜻하는 이 매매수급지수는 3주째 역대 최저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64.8로 전주(65.7)보다 떨어졌다. 수도권(68.0⟶67.0), 지방(77.8⟶76.9) 역시 비슷한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더 높게 더 길게’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국내에서도 당분간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수요자들의 관망세는 길어지고, ‘급급매물’만 근근이 소화되는 거래절벽의 심화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심리 냉각으로 풀이된다.

서울의 경우 서울부동산정보관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648건으로 전년 동월(1360건) 대비 반토막이 났다. 지난 6월(1068건)을 끝으로 네 자릿수가 깨지면서 7월부터 급감한 월별 거래량은 600건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월간 주택 매매가격 하락 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커졌다. 전날 부동산원이 내놓은 11월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 결과에서 지난달 전국 주택종합(아파트·연립·단독주택) 매매가는 1.37% 떨어져 10월(-0.77%)보다 하락 폭이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낙폭은 서울(0.81%→1.34%), 수도권(1.02%→1.77%), 지방(0.55%→1.01%) 모두 1%대로 커졌다. 서을의 하락 폭은 세계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1.39%) 수준에 근접했고, 수도권·지방의 경우는 2003년 12월 시세조사 시작 이후 역대 최대치다.

아파트만 놓고 보면 반년 넘게 하락 터널에 갇혀 있는 서울에서 지난달 2.06% 하락, 조사 도입 19년 만에 최대치로 낙폭을 키우면서 2008년 12월(-1.73%) 수준도 넘어섰다.

주간 매매가도 최대 낙폭 기록을 매주 갈아치우고 있다. 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조사에서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65% 하락, 2012년 5월 주간 시세 조사 도입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값은 29주째 하락의 늪에 빠져 있다.

실제 신고된 거래만을 집계하는 아파트 가격으로도 역대급 거래 실종이 드러난다. 전날 부동산원이 공개한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지수는 전월 대비 4.72% 떨어져 2008년 12월(-6.15%)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7월(-3.99%), 8월(-2.64%), 9월 (-1.95%)에 이어 14년 만에 4개월 연속 하락세인데, 줄어들던 낙폭이 10월에 두 배 넘게 커진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아울러 임대차 시장으로도 냉기류가 옮겨가고 있다. 11월 전국 아파트 전세 시세는 전월 대비 1.55% 떨어지면서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전세 대출 금리 상승에 따라 월세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전셋값 하강 곡선이 더 가팔라지고 있는 것이다. 월세마저 지난달 하락세(-0.11%)로 전환했는데, 3년 1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렇듯 각종 주택 거래 지표가 악화하면서 주택가격 하락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경기순환 주기론에 따른 주택경기 침체라면 시장논리에 따라 빠른 회복도 가능하겠지만, 비정상적인 상승에 따른 ‘거품 붕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현재의 한국 부동산 빙하기는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볼 수 있다.

특히 IMF가 현재 한국의 주택가격을 바라보는 시각은 일종의 '거품론'이다. IMF가 14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택시장 안정성과 구입능력' 보고서에는 한국의 집값은 과도하게 높이 올라 있는 수준으로 향후 장기간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담겼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 팬데믹(대유행)과 글로벌 금리 상승기를 두 변곡점으로 바라보면서 주택가격 위험을 분석했다. IMF는 “팬데믹 기간에 재택근무 확대에 따른 주택수요 확대, 중앙은행의 통화완화에 따른 모기지 저금리 등의 요인으로 아·태지역에서 주택이 가격이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IMF의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별 집값 상승과 하락 관측 [자료=IMF 홈페이지 캡처]
IMF의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별 집값 상승과 하락 관측 [자료=IMF 홈페이지 캡처]

이같은 상승 요인을 적용하더라도 한국의 주택가격 상승은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019년 4분기와 지난해 4분기를 비교하면 한국은 집값은 18% 올랐는데 호주, 뉴질랜드에 이어 세 번째 높게 나타났다.

거품 요인을 걷어내고 지난해 4분기를 기준으로 향후 4분기(1년) 뒤를 예측한 결과로는 한국의 집값은 10%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 이전과의 비교 시점인 지난해 마지막 분기는 긴축이 시작되지 않은 저금리 상태였기에 올해 본격화된 금리 인상 요인을 고려한다면 아·태지역의 집값 하방 위험은 가중될 것이라는 게 IMF의 분석이다. 이런 기준을 더할 경우 IMF는 “한국 등 아·태지역 선진국에서 3%포인트의 금리 인상은 향후 8분기(2년) 동안 집값 상승을 5% 이상 낮출 것”이라고 예측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들어 한국은행이 유례없는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두 번이나 밟으며 기준금리가 3.25%까지 치솟은 상태여서 IMF의 예상치보다 주택가격 하락 폭은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IMF는 비상적인 경로로 집값이 오른 터라 금리 상승기에 거품 붕괴와 같은 사태가 발생할 수 있으며, 가격 조정기도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을 잊지 않았다.

보고서에서는 주요 국가별로 집값 하락의 최장 사이클이 비교됐는데. 63개 분기 동안 45.2%가 하락한 일본(1991년 1분기~2006년 3분기)이 가장 길었다. 한국은 1991년 2분기 고점을 찍은 이후 1996년 3분기까지 22개 분기의 조정기를 거치면서 고점 대비 33.7% 하락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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