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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기 주택시장, 역대 경제위기때 같은 'V자 회복' 어려운 이유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12.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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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V‘자형 반등보다는 ’L’자형 회복.

올해 들어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로 가파르게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가 실종되는 역대급 빙하기를 맞은 주택 시장이 해를 넘겨서도 좀 더 ’침체 터널‘을 거친 뒤에야 L자형의 점진적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12일 ‘2023년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에도 주택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하반기 이후 하락 폭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과거 경제위기 때와 같은 빠른 V자형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달 29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2023년 건설·주택 경기전망'을 통해 “내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올 연말보다 3~4% 더 떨어질 것”이라며 “주택시장이 2024년 전후로 저점을 확인할 수는 있겠지만 가격이 곧바로 반등하기보다는 조정된 상태가 지속되는 'L'자형 시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본 것과 같은 결의 진단이다.

한강을 사이에 둔 서울 아파트 밀집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한강을 사이에 둔 서울 아파트 밀집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주산연의 진단과 전망은 현재 역대급 경제위기 상황이라는 판단에서 출발한다. 주산연은 현재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 대해 1997~1999년 외환위기, 2007~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은 대형 위기 국면으로 평가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국내의 고물가 현상과 고금리 정책 등으로 맞은 위기상황 속에서 주택가격 역시 침체국면에 진입해 하락 폭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역대 경제위기에 직면했을 때는 주택가격이 침체국면에 진입했다가 금리 하락으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주택가격이 빠르게 상승했다. 

실제로 1998년 아파트가격지수(KB)가 13.7%가 하락한 뒤 이듬해 8.5% 상승으로 V자 반등을 보였다.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로 세계 금융위기 때를 짚어보면 2007년 4.5% 상승했다가 이듬해 4.0% 하락한 뒤 1년 만에 9.4% 상승으로 연착륙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위기에는 침체기 탈출 경로가 다른 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산연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및 과잉유동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분간 고금리 기조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과거 위기상황과 같은 빠른 회복(‘V’자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순환주기를 근거로 주택가격은 내년 상반기 중 하락국면의 저점을 형성하고, 이후 하락세가 둔화하며, 하반기 중에는 약보합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년 하반기 중 가격이 반등하며 회복될 가능성은 작게 봤다.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순환주기의 저점이 금융위기 때보다 낮게 형성되는 점, 지방의 가격하락이 동반되지 않았던 세계 금융위기와 달리 이번엔 전국적인 가격하락 양상이라는 점 등이 그 근거로 꼽힌다.

이에 따라 내년 주택시장은 저성장 속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여파로 가격하락 추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주산연은 “내년에도 고금리 기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주택구입자금 대출가구와 건설사의 자금순환 문제가 주택시장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부터 3기 신도시 본청약이 시작되면서 공급부족에 의한 주택가격 상승압력도 크게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제상황별 아파트가격 추이 [자료=주택산업연구원 제공]
경제상황별 아파트가격 추이 [자료=주택산업연구원 제공]

각론으로는 내년 한국과 미국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인상이 정점을 통과하고, 완화된 공시가격과 주택 세제가 시행되는 4월 이후부터 하락 폭이 둔화하기 시작해 기준금리가 하향 전환될 가능성이 큰 4분기 중에는 수도권 인기 지역부터 보합세 또는 강보합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경제성장률, 금리 등 경제변수와 수급지수를 고려한 전망모형을 통해 주택매매 가격을 예측한 결과, 내년도 전국 주택매매 가격은 전년 대비 3.5% 하락하고, 전국 아파트 매매가도 5.0%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도출됐다. 구체적으로 주택값은 서울서 2.5%, 수도권이 3.0%, 지방은 4.0% 하락하고. 아파트값 하락도 서울 4.0%, 수도권 4.5%, 지방 5.5%에 달하게 된다.

가격 변화 움직임을 정밀하게 반영해 체감도가 높은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8.5%, 서울은 9.5%, 수도권은 13.0%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올해 부동산 빙하기를 불러온 역대급 거래절벽 현상은 내년에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대비 46.9% 감소한 54만호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연말까지 이대로 집계된다면 2006년 한국부동산원의 거래량 조사 시작 이후 최저치가 된다. 최근 10년간 평균 주택 매매거래량(97만호)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이다. 주산연은 내년엔 39% 증가한 75만호의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도 주택가격 전망치 [자료=주택산업연구원 제공]
내년도 주택가격 전망치 [자료=주택산업연구원 제공]

내년 주택시장 기상도에서 올해 고금리가 임대차시장 지형을 바꿔놓은 월세 쏠림 현상이 ‘뉴노멀’로 시장에 자리잡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그간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온 전월세 가격은 올해 입주물량 증가와 빠른 월세전환으로 전세는 내리고 월세는 오르는 이례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고금리 시대에 치솟는 전세자금 대출이자를 감당하기보다 월세 전환으로 대처하는 ‘슬기로운 임대차생활’이 이어지면서 월세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에 이같은 역전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자금 대출이자는 연 2~3%대에서 올해 7%까지 폭등했는데, 전월세 전환율은 3∼4%선으로 전세살기에 이자 부담이 두배 이상 커진 상황이다. 서울의 경우 월세 선호 흐름은 뚜렷한 추세선을 그리며 굳어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총 8만6889건으로 전체 전월세 거래량의 41.7%를 차지했는데, 2010년 관련 통계가 공개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0년 평균 31.4%에서 지난해 38.5%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처음으로 평균 월세비중이 40%선까지 넘어선 것이다.

주산연은 내년에도 전세는 4.0% 하락하는 반면, 월세는 1.3%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세 상승세는 하반기 기준금리 하향 조정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진정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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