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3월 반도체 '깜짝 급증'으로 보는 생산증가와 경기전망의 안팎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3.04.28 1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지난 2월 산업활동 3대축인 생산·소비·투자가 1년 2개월 만에 ‘트리플 증가’로 불황 탈출의 불씨를 살리는가 싶더니 한 달 새 ‘회복 대오’가 흐트러졌다. 생산과 소비는 나란히 두 달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지만 투자가 하락 전환하면서다.

올해 첫 달을 생산 보합, 소비·투자 마이너스로 부진하게 출발했다가 경기 둔화기에 처음으로 동반 반등했던 기세가 꺾이면서 향후 경기 전망이 다시 불확실해지는 모양새다. 특히 3월 생산 지표에서 반도체 부문의 생산이 기저효과와 일시적인 요인이 맞물리면서 ‘깜짝 급증’을 기록하는 등 추세적인 경기 판단을 어렵게 하는 변수까지 돌출했다.

1분기 전체 지표에서는 여전히 뚜렷한 개선 흐름을 확인할 수 없기에 향후 경기의 가늠자인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9개월째 상승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다.

기저효과와 일시적인 요인으로 3월 반도체 생산이 급증했다. [사진=연합뉴스]
기저효과와 일시적인 요인으로 3월 반도체 생산이 급증했다. [사진=연합뉴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1.6(2020년 100 기준)으로 전월 대비 1.6% 올랐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 1월 제자리걸음(0%)을 한 뒤 2월(0.7%)에 이어 두 달째 상승했다.

3월 1.6%의 상승 폭은 경기 둔화의 신호음이 울리기 전인 지난해 3월(1.9%) 이후 최대치인데, 여기에는 일종의 ‘거품’이 낀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생산이 전월 대비 35.1%나 급증하면서 상위 지표인 제조업(5.7%)과 광공업(5.1%) 오름 폭을 크게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반도체 생산은 2009년 1월(36.6%) 이후 14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제조업 생산 증가 폭은 2020년 6월(6.5%) 이후 2년 9개월 만에 최대치다.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은 전월 대비 0.5% 상승에 그쳐 상대적으로 반도체의 ‘이상 급증’이 도미노식으로 계통별 생산 지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광공업과 함께 전산업 생산 지수를 구성하는 서비스업의 경우 증가 폭이 0.2%에 머물렀기에 반도체 생산 증가 영향은 도드라진다.

지난달까지 반도체 수출이 8개월째 감소세로, 6개월 연속 내림세인 전체 수출보다 부진이 길게 이어지고 있는데도 갑자기 3월 들어 반도체 생산이 폭증한 것은 기저효과가 주로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최근 2개월 연속 감소했던 기저효과와 또 여러 가지 계약 일정 등에 따라 일시적인 요인으로 판단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생산 곡선은 올해 들어 1월 –5.6%, 2월 –17.1%로 크게 꺾였다. 글로벌 수요 감소로 한파를 겪고 있는 반도체 부문에서도 여러 계약 일정으로 월별 등락 폭이 있기에 3월에 일시적으로 생산이 몰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감산 계획을 밝혔다는 점을 들어 추세적으로 볼 때 반도체는 여전히 감소 흐름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같이 여러 변수가 있는 만큼 분기별로도 추세를 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반도체가 전분기 대비로는 9.1% 감소했고 (전년)동분기로 보면 33.8% 감소했기에 아직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08.1로 전월보다 0.4% 늘었다. 3개월 연속 감소 이후 2월(5.2%)에 이어 2개월째 상승세다. 반면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2.2% 떨어졌다. 지난 1월(–4,8%)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가 2월(1.2%) 반짝 상승한 뒤 감소 전환했다.

1분기 증감 지표로 추세를 살펴보면 전분기 대비로 생산은 0.9% 상승했다. 제조업(-0.4%) 부진에 광공업도 마이너스(-0.5)를 기록한 데 비해 서비스업이 1.2% 오르면서 전산업 생산의 플러스 흐름을 지탱했다. 소매판매는 1.1% 증가한 반면 설비투자는 무려 8.7%나 뒷걸음질 쳤다.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1분기 산업활동 지표를 견줘볼 경우 소비·투자 동반 부진이 두드러진다. 소매판매는 –0.3%, 설비투자는 –0.4%로 나란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생산은 1.3% 상승했는데, 역시 서비스업(6.3%)이 버텨줬다. 제조업이 9.9%나 급감하면서 광공업(-0.7%)은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제지표 중에서 경기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크게 국내총생산(GDP)과 산업활동동향 지표가 핵심적이다. 전반적인 흐름은 GDP로 주로 파악되지만, 단기적인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산업활동동향 지표가 유용한 편이다. 지난해 4분기 2년 6개월 만에 역성장(–0.4%)했던 GDP는 올해 1분기 수출·투자 부진 속에 민간소비가 버텨 준 덕에 힘겹게 플러스(0.3%) 전환했다.

경기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 추이 [자료=통계청 제공]
경기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 추이 [자료=통계청 제공]

산업활동을 놓고 봤을 때는 여전히 제조업 침체, 재고 증가, 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향후 경기 기상도에 드리워진 구름은 걷히지 않고 있다. 2,3월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 증가에 힘입어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99.9)는 전월 대비 0.6포인트 올라 2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김 심의관은 ”지난해 9월부터 보면 5개월 연속 하락한 측면이 있다“며 ”그 하락에 비해 아직 상승 기간이라든지, 폭이 크지 않고 또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 수준 자체도 99.9로 100만이어서 아직 본격적인 회복 흐름이라든지, 그 수준 자체도 올라왔다고 하기에는 약간 미흡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98.2)는 0.3포인트 하락, 지난 7월 이후 9개월째 보합 또는 하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기획재정부는 산업활동 평가를 통해 ”작년 하반기 이후 어려운 국내외 실물경제 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경기흐름과 관련해서는 상·하방 요인이 혼재된 모습“이라며 ”생산 측면에서는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기대감, 서비스업 생산의 완만한 개선 흐름 등이 긍정적 요인이나, 글로벌 경기회복세 약화 가능성과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의 수출, IT(정보기술) 부진 등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경기 선행지표가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경기 국면 전환을 가늠하는 데 기저효과까지 예측 가능하지 않는 돌출 변수로 불확실성을 더할 경우 정부가 올해 내다본 ‘상저하고(상반기 부진, 하반기 반등)’의 경기 회복 경로도 그만큼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