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합니다, 당신은 너무 합니다.” 해품달 스포일러 유출을 보노라면 노래가 절로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엄연한 한국민속촌 측의 횡포다. MBC 수목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에 대한 시청자들의 폭발적 기대감을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다.
이번 해품달 스포일러는 마치 “브루스 윌리스는 유령이다”라고 외친 것과 똑같은 행위다. 최고의 반전 영화 ‘식스센스’에서 한 관객의 이기적인 외침은 앉아 있는 모든 이들을 김새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해품달 스포일러 유출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이에는 원작이 이미 책으로 출판된 만큼 그깟 스포일러 유출이 대수냐는 반응도 존재한다. 하지만 많은 드라마들이 원작과 다르게 진행되는 경우도 많은 만큼 이번 해품달 스포일러에도 대다수의 시청자들이 분노를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민속촌의 이기적인 공지 행위로 어이없이 스포일러를 접해버린 시청자들은 허탈함에 할 말을 잃었다.
문제의 해품달 스포일러 유출은 지난 3일 한국민속촌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한국민속촌 측은 4일 19시부터 익일 6시까지 진행될 해품달 촬영 일정을 홈페이지를 통해 게재하며 관광객들의 방문을 유도했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민속촌 측이 친절하게도 촬영 내용 란에 “극중 OO를 지키려다 죽음을 맞이하는 OO”이라고 게재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추후 해품달의 내용이 공지되어 버렸다는 점이다. 그 당시만 해도 아직 촬영조차 들어가지 않은 드라마 내용을 한국민속촌 측이 ‘홍보’라는 명목으로 여과 없이 발설해 버린 것이다. 이는 결말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위해 원작을 사 읽는 것조차 미루고 있는 대다수의 시청자들을 분노케 하기에 충분한 행위였다. 결국 이번 해품달 스포일러 유출은 드라마를 단 2회 남겨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공개돼 버린 어이없는 사례로 기록되게 됐다.
이번 해품달 스포일러에 누리꾼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동시에 이번 스포일러 유출이 과연 한국민속촌 측의 실수냐, 아니면 의도적인 전략이냐에 따른 의견 대립 또한 분분하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렇게 큰 파장을 몰고 올 줄 알면서 한국민속촌이 일부러 그랬을 리 없다”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는데 반해, 일각에서는 “해품달을 이용해 한 몫 잡아보려는 한국민속촌 측의 이기적인 홍보 전략”이라는 말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실이야 어찌 되었든 이번 해품달 스포일러 유출로 드라마의 결말을 향한 시청자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게 된 것은 마찬가지인 셈이다.
현재 한국민속촌 측은 논란이 되는 부분을 삭제한 상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재된 즉시 캡처된 해품달 스포일러는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급속히 퍼져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이들이 굳이 원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드라마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를 접하게 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일까.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해품달의 결말을 수정해 달라”는 극단적인 요구까지 늘어놓고 있을 정도다. 해품달 스포일러 때문에 흥미진진한 드라마의 결말을 망치고 싶지 않다는 것이 그들의 목소리다.
종영까지 단 2회를 남겨두고 있는 해품달은 현재 세자빈 시살 사건의 모든 전말을 알게 된 훤(김수현 분)이 복수를 다짐하며 핏빛 바람을 예고하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양명대군(정일우 분)이 역모 계획에 동참할 뜻을 밝히면서 극의 긴장감이 절정에 달해 있다. 이쯤 되니 한 순간도 놓치기 싫은 드라마의 막바지에 새어나온 해품달 스포일러는 다소 김 새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많은 이들을 분노케 한 해품달 스포일러 위기에 과연 드라마 제작진들은 어떻게 대처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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